2024. 3.13.물날. 맑음

조회 수 112 추천 수 0 2024.04.02 23:58:31


새 학년도 한해살이를 확인하는 두엇의 메일에 답하고 나니

하루해가 질세.

상담 일정도 4월부터로 몬다.

 

의대증원 2천명과 필수의료패키지 정책 발표 이후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소식을 연일 듣는다.

한창 수련할 이들이 병원을 나와 있다. 손실이다.

무엇보다 나올 수밖에 없었던

필수의료와 지방의료를 살리겠다는 의대증원

내막을 들여다보니 실제 해결책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도 없이 던져진 숫자였다는 것.

그런데도 2천명이라는 숫자에만 모든 문제가 묻히고,

사직의들은 여론의 뭇매와 가시돋친 말들에 마음들이 다쳤다. 안타까웠다.

그들에게 그리 웅크려있지 말고 뭐라도 하자고,

산도 오르고 수행도 하고 일도 하자고 제안했다.

 

봄이 퍽 더딘 올해입니다.

흐린 경칩 저녁, 논에서 개구리들은 울어주었건만

자연 탓인지 흉흉한 세상사 때문인지 선뜻 마당으로 들어서지 않는 봄입니다.

그래도 오늘을 모시는 사람살이,

봄에는 또 봄살림을 챙기는 멧골이지요.

같이 이원수의 시를 읊으며 묵은 감자 썰어 감자씨를 놓으려합니다.

 

그래서 한해살이에 없던 3월 빈들모임을 열기로 한다.

모여들 보시라 했다.

움직이며 힘을 내자고,

머리 맞대고 뭔가 길을 만들어보자고,

그런 것 다 아니어도 그저 자신에게 한 사흘 봄나들이 주자 했다.


 

아이들을 만나지 않고 있는 시간도

아이들과 나눌 이야기를 준비한다.

동물의 눈으로 역사를 기록하면 세상은 어떻게 보일까?

<동물권력>(남종영), 주문해놓고 기다리는 책이다.

부분 글을 읽고 책 소개를 보고 서평을 보다가 사기로 한.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 자기만의 글을 써라,

그런 글쓰기의 좋은 전범으로도 읽겠더라.

자연환경의 한 구성요소인 동물에서 벗어나

인간과 협력하고 인간의 역사에 개입하고 종국에서는 세계를 구성하는 주체로 참여하는 동물 이야기.

동물은 인간문명의 조연이 아니었다.

동물들의 누락된 역사를 복원하고 있었다.

100여 년 전 오스트레일리아 에덴 앞바다에서 이뤄진 인간과 범고래의 공동 사냥,

지금 이 순간에도 이루어지는 브라질 라구나 마을의 인간과 돌고래 공동 어업의 사례도

자세히 알고 싶다.

탈출하고 공격하고 파업할 수 있기 때문에 동물에게 권력이 있다.“

자본주의 경제의 축소판인 근대 노동자동물의 삶을 들여다보는 2부도 기대된다.

동물의 몸은 인간 욕망의 전쟁터,

동물의 노동과 사체, 희생을 밟고 선 동물 영웅 담론이 놓친 것들을 다룬다고도 하는데...

야생동물 착취 체제의 두 경로를 들여다보며(돌고래 해방운동의 견인차가 된/선진국의 기만적인 환경주의를 폭로하게 된)

그들 생애를 전기적 서사로 재구성하기도 하여

이들의 고유한 삶을 집단적 종의 생태로 일반화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도 하는데.

인간과 동물이 평등하게 관계 맺기 위해서는 기본의 동물권 운동 또한 돌아봐야 한다는 주장도 담겼다.

동물이 단순 피해자라는 정체성에서도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 역시.

동물권을 위한 거시적인 기획도 중요하지만,

인간과 동물 개개의 관계에서 나오는 작은 행동 또한 역사를 바꾼다는 생각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

그 문장이 특히 이 책을 기다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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