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세수대야를 닦았다.
새로 사서 쓴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뒤쪽도 닦는다. 그리고 보았네, 작은 틈을.
저거다!
5cm 길이의 작고 가는 고무부품 하나가 돌아다닌 지 여러 날이었고,
어디서 빠진 걸까, 여기도 맞춰보고 저기도 대봐도 알 수가 없었는데,
제자리가 나타날 테지, 그렇게 한 쪽에 두었더랬다.
바로 그 자리였던 것.
우리도 모르게 우리 삶에 빠진 부품들이 있을 테지.
살피면 그 자리를 보게 되고, 때로는 뜻하지 않게라도 그 자리를 만나고,
돌아다니는 부품을 잘 챙겨두면 조각이 제자리를 찾는 날이 오겠지.
해건지기; 수행하고 아침뜨樂 걷다.
점주샘을 비롯 네 사람이 안에서 연어의 날을 준비한다.
오전에는 달골에서 풀을 매고
햇발동과 창고동 청소를 하고
각 방에 이부자리를 넣었다.
사이집 앞으로 데려다 놓은 장승 아래 돌무더기를 쌓고,
아침뜨樂 아가미길 끝의 돌탑의자도 마저 쌓았다.
전체 진행에 그리 큰 영향을 미치는 일이 아닐지라도
미처 손이 모자라 못했던 일도 사람 있을 때 하지.
창고동 보일러실과 컨테이너 창고에 뒤섞여 있던 농기계를
창고에 하나도 합쳐 정리도 한다.
학교로 내려와서는 못 다 빤 이불 얼마쯤을 마지막으로 빨아 널고.
왔다, 책!
6월 27일이 공식 발간일,
하지만 연어의 날을 앞두고 여기부터 바삐 인쇄를 부탁했던 책이
채 식지도 않은 인쇄 열기를 안고 물꼬에 닿았다;
<내 삶은 내가 살게 네 삶은 네가 살아>(옥영경/한울림)
2016년 9월 대입 자소서를 쓰는 아이 곁에서 쓰기 시작해
멈췄다 작년 바르셀로나에서 두어 달 마무리한 원고.
책을 내자는 여덟 군데 출판사 가운데 한 곳을 골랐댔으나
편집 과정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다른 출판사로 원고를 넘겼다. 한울림이었다.
출간하자던 여덟 군데 가운데 다른 하나였던.
(여덟 가운데 또 다른 한 곳은 9월에 걷기 책을 내는 인연으로 연결 된.
올 안으로 또 한 권의 책이 나오고,
12월 또 하나의 책을 계약한다. 올해는 그런 해이네.)
다시 연락을 했을 때 출판사 측에서 반갑게 원고를 받았던 것.
얼핏 보기엔 아이 하나 키운 이야기에 불과하나
물꼬를 통해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담은.
스팩이나 쌓자고 낸 게 아니라 팔라고 쓴 책이다.
팔아서 물꼬 살림에 보탤라고.
팔 거다, 하하.
물꼬의 생각을 널리 나눌 수 있음 참말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