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4. 1.달날. 맑음

조회 수 50 추천 수 0 2024.04.21 15:44:09


엊그제 사람들과 씨감자를 놓았다.

땅이 질었으나 하기로 마음먹었던 일이라, 그러자고 모인 사람들도 있었기

두 고랑을 심고 나머지는 다른 날을 엿보기로 했더랬다.

오늘 세 고랑 마저 심었다.

 

1시간 가까이 대통령의 담화가 있었다.

의료정책에 귀를 기울이는 이즈음이다.

수치를 들이밀며

물가 잡고, 망가진 한일관계 개선했다고, 원전정책 정상화했다고 그가 말했다.

의료정책에 대해서도 오직 국민 생명만 생각한다고 했다.

그의 말은, 말만 보면 얼마나 바른가.

그런데 영혼 없는 말처럼 좋은 말 샐러드였다.

이 사람, 상황을 모르는구나...

능력 없는 줄이야 알았지만 이 지경일 줄이야.

윗자리일수록 듣는 귀가 중요하겠다.

자신이 다 알지 못해도 아는 이들의 말을 들을 줄 알아야겠다.

의대 정원 2천 명 증원은 필수의와 지역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건보료도 올리고, 의료영리화를 가속화할 것이 뻔한데

그 어떤 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내지르고,

합리적인 근거도 없이 밀어붙이고 있다.

정책에 반대해 떠난 전공의들은 돌아올 생각이 없고.

담화 발표는 그들을 더욱 엎드리게 했지 싶다.

 

우리 집 아이도 사직한 전공의 하나이다.

저 일 제 일아 할 테지만

문제제기에 그치지 말고 대안을 제시하시라’,

그 정도가 그에게 보낸 관여면 관여였다.

나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일에 손을 좀 보태보려 해법을 찾아보기도 하는 모양인데,

비난은 너무 쉽고, 대안 마련은 어려운 일.

그래도 그저 손 놓지 않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안 하면 욕먹을 일도 없다. 뭔가를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고맙고 기특했다.

물꼬에서 우리가 사는 방식이었다.

의사가 늘어나는 일, 대개의 국민이 좋아하지. ? 의사가 늘면 뭔가 의료혜택이 많을 것 같거든.

어느 나라라도 의사 증원을 환영할 거란 말이지. 그런데 그런 간단한 문제가 아니잖어.

그 나라의 특수성과 상황이 있을 것.

그 속에 같이 논의하고 답을 찾아나가야.

한 댓글에 눈이 갔다.

국민이 좋아한다고 밀어붙이고 이런 거 하지 말자. 아무리 총선이 중요해도 국민의 생명이 먼저 아니냐

돈 안 되고 위험하다는 필수의료에 자원해서 일해 온 전공의들을 돈만 밝히는 의새들로 몰아부쳐서 

이제 국민의 생명을 다루는 기피과에 돌아갈 생각이 없단다. 대책이 있다더니 전세기 띄우고 혈세를 낭비하고

연탄재 함부로 차지마라. 너희가 남을 위해 뜨거웠던 적이 있었나. 정치인이나 복지부 공부원들이 전공의들보다 

사명감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맞다고 생각하냐. 국민들 각자 잘 생각하자.’

 

여행(인도행) 잘 다녀왔냐는 인사가 간밤에 들어와 있었다.

학부모이자 품앗이이자 또래 벗.

물꼬에 인사를 넣어야지 하고도 열흘인가 날이 훌러덩 지났다고.

몸과 마음이 지쳐 있을 때 빨리 소통의 창구를 열어야 반전의 기회가 있을 텐데,

요즘은 다들 혼자 끙끙 앓다 가는 사람 가고 남는 사람은 남더군.’

그래도 자신은 남았으니 강한 사람인가 한다며

예전에 옥샘도 몸이 안 좋았던 시기가 있다 했지? 그 때 뭔가 힘이 되는 한 마디 툭 던져둘걸... 하고 후회하고 있다오.’

그러며 덧붙인 말로 웃음을 터뜨리게 하였네.

내 맘 알지?’

말 안 하면 모르지. 하니 아는 게지.

먼저 연락해주어 고마웠네.

인도행 때 이러저러 살펴주었던 그이였는데, 나야말로 인사를 미처 못하고 있었던.

연락 없다 외로워 말고 먼저 연락하며 살자 싶더라.

누가 나 살펴주지 않네 서운해 말고 스스로 살펴주기,

누가 나 챙겨주지 않네 하지 말고 먼저 연락하기.

 

밤에는 내일 언론에 발표될 거라는 문건 하나를 읽고 의견을 보탰다.

삶은 뜻하지 않는 그런 일에 우리를 던져놓고는 한다.

현실정치에 나서려는 이가 있으면 말려왔다.

이 땅의 정치가 혐오정치니까. 상대의 흠을 찾아 깎아내려 자신이 올라가는.

내가 잘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허니 그런 일에 뛰어들지 말라고.

멀쩡하던 이도 현실정치판에 가서 이상하게 변하는 걸 수차례 봐왔다.

그러나 무언가를 얻기 위해 정치적 몸짓을 해야 할 때가 있다.

불가피하게 몸담는 상황이 생기는. 그것이 결국 생활정치일.

유시민이 말했던가,

정치는 때로는 짐승이 되는 비천함을 감수하면서도

야수의 탐욕과 싸워 고귀함에 이르는 일이라고.

이해찬의 말도 기억한다.

좋은 정치인은 공의가 사심보다 2% 많은 사람이라던.

문장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나는 그것을 좋은 사람은, 이라고 읽는다.

공의가 사심보다 2%는 많았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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