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 2.나무날. 맑음

조회 수 288 추천 수 0 2023.11.12 23:03:08


치유의 숲에 있었다.

치유사 둘과 차를 나누고 수업안을 나누고 걷고.

 

경사지에 바위를 끼고 박달나무와 신갈나무가 서로 한 뿌리인 양 엉겨 있었다.

숲을 들여다보면 그곳 역시 흐른 시간을 안고 있고,

그만큼의 이야기가 있는.

그들이 어찌 그리 되었는가 세월을 짚어보다.

이 일본잎갈나무는...”

낙엽송인 줄 알았네요.”

그게 그거.

낙엽송처럼 흔한 나무는 더 이상의 정보를 새로 얻는 일에 게을러지기 쉽다.

낙엽송은 속성수에다 쓰임이 많은 이점도 있지만

군락 안에 다른 수종이 자라기 어려워 숲의 다양성을 사라지게 하기도.

국토 녹화에는 공헌했으나

단일수종만 숲을 이루고 뿌리가 약해 잘 쓰러져 산사태를 불러올 위험 역시 안고 있는.

낙엽이 하나씩 개별로 소복히 쌓이면 낙엽송,

잎이 모두 작은 가지와 함께 떨어지면 낙우송이라.

낙우송은 잎이 서로 어긋나고, 물가를 좋아해 공기 뿌리가 지상으로 나온다.

(메타세콰이어는 잎이 마주나고 솔방울도 적음.)

상록성 개잎갈나무(히말라야시다)도 같이 얘기 나오다.

수형이 원추형에다 가지가 밑으로 아름답게 처지는.

접두사로 쓰이는 개는 주로 참 것이나 좋은 것이 아니고 함부로 된 것인데,

개잎갈은 또 그렇지가 않았네.

잎갈나무와 비슷한데 그게 아니라는 의미이기는 하겠다.

떡갈나무에 걸린 뱀허물쌍갈벌집도 발견하다.

말벌종의 하나.

벌의 천적은 새, 새의 천적은 뱀,

뱀처럼 보여 새를 물리치는 그들이라.

비가 들면 입으로 빨아내고

더울 때는 날갯짓으로 애벌레를 보호하고,

나비류의 애벌레를 씹어 경단모양으로 빚어서 애벌레를 먹인다는 뱀허물쌍갈벌.

멧돼지는 여기서도 나무 그루터기를 반들거리게 하고 있었다.

때타올이죠.”

몸을 긁은 흔적들.

 

쓰러져 길을 막은 나무에 걸터앉아 오던 길을 보며 쉬다.

숲에서는 그런 자리가 시선을 바꾸게 하고,

대화를 전환시키는 매개도 되는.

명상터에서 돌아가며 무대에 서서 노래를 선물하기도.

숲길 한 곳에는 의자들이 있었는데,

거기 앉아 명상들도 한다고.

명상을 진행하는 법을 물어오기에 만트라와 챈트에 대해 몇 마디 전하다.

만트라라면 만트람, 진언, 구호, 주문, 밀주, 다라니 들.

부정적인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막고 평안한 상태에 집중하기 위해 반복하는 일련의 말과 음절.

마음을 진정시키고 긍정적인 마음을 챙기는 것에 도움을 주는.

방법 혹은 절차?

몸에 긴장을 풀고, 눈을 감고, 만트라를 반복하며 자신의 호흡에 집중한다,

그게 다일.

챈트라면 리듬을 갖춘 노래와 말하기의 중간단계?

종교적인 영역에서라면 독경도 그것일.

그레고리안 챈트도 대표적일.

거기서 종교성을 빼고 부르면 만트라로 쓸 수 있을.

한 가지를 들려드렸더랬네.

 

해가 설컹 넘어갔다.

곧 물꼬에서 후속 모임을 갖기로.

그땐 두어 가지 만트라를 안내해 드리리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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