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27.달날. 맑음

조회 수 321 추천 수 0 2023.03.21 23:50:20


학교 꽃밭 둘레 마른 풀들을 검는다.

달골 햇발동 창고동 꽃밭도 할 틈을 엿보는 중.

 

김치와 고추장 된장 간장들로 돈을 사는 건 아니고

어쩌다 물꼬가 하는 인사가 되는.

오늘은 어르신 두 분께 고추장과 경옥고를 보내다.

면소재지 우체국을 갔다가

수년 만에 한 가게를 들렀는데,

물꼬 계속하세요?”

이런! 아직은 하는구려.

여전히 꼼작거린다. 여전히 산다. 여전히 한다.

아마도 한참을 더 그리할 듯한 걸.

다들 자신의 일 아니면 잘 모르기 마련.

그나저나 마스크 때문에도 서로 금세 알아보기 힘들었겠지만

얼굴이 변한 듯하다는 인사를 들었다.

성형이 많아서도 그런 게 인사가 된다나.

얼굴이 변했다는 건 인상이 변했다는 말일테고

그것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반영하기도 할.

이왕이면 그 얼굴이 편안해졌다는 인사였기를.

왜냐하면 지금 평온하니까.

 

2월을 갈무리 지으며 못다 챙긴 메일은 없나, 놓친 문자나 전화는 없나 살피다가

미처 답을 보내지 못한 문자 하나 보다.

계자에 왔던 아이가 두고 간 신발을 씻어 보내준 가정이었다.

보내주신 물건 잘 받았다고, ‘아이가 열어보고 새 거가 왔다했다고.

씻어주신 수고로움에 감사드린다며 작은 마음으로 논두렁 계자로 택배비 정도 넣었다셨다.

사람들은 물꼬의 작은 수고들을 그리 인사하며 살림들을 보탠다.

보름이 지나서야 감사하다 전한 답문자였네.

 

대전 유성구 소재 모 부대에서 병장 20대가 한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고.

내무반에서 사라진 걸 보고 부대원들이 찾아나셨다가 발견하였단다.

먼저 드는 생각은 가까운 우리 아들들은 아닌가 하는.

품앗이이자 논두렁인 윤호샘이 대전에서 군복무 중.

아들들아, 부디 무사하여라.

억울한 죽음이 아니길 빈다.

국가의 예우가 그에게 지극하기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294 2022. 6. 7.불날. 비 오다가다 옥영경 2022-07-06 341
6293 2023. 3.30.나무날. 맑음 / 우리는 왜 잘하려 드는 걸까... 옥영경 2023-04-28 341
6292 2023. 4.18.불날. 흐림 옥영경 2023-05-21 341
6291 2023. 5. 8.달날. 맑음 옥영경 2023-06-09 341
6290 2020. 4.27.달날. 잠깐 빗방울 몇 옥영경 2020-08-06 342
6289 2020.11.18.물날. 흐리고 바람, 밤새 주룩거린 비 / 청년기본소득, 누가 지지하는가? 옥영경 2020-12-17 342
6288 2021. 4. 2.쇠날. 구름 조금 옥영경 2021-05-05 342
6287 2021. 4.14.물날. 맑음 / 이레 단식수행 사흘째 옥영경 2021-05-13 342
6286 2021. 7.28.물날. 맑음 옥영경 2021-08-10 342
6285 2022. 8.13.흙날. 비 / ‘우리끼리 계자 5박6일’ 여는 날 옥영경 2022-08-24 342
6284 2023. 1.17.불날. 가끔 가리는 해 옥영경 2023-02-11 342
6283 2023. 5. 3.물날. 맑음 옥영경 2023-06-08 342
6282 2020. 7.14.불날. 장맛비 옥영경 2020-08-13 343
6281 2021. 4.10.흙날. 말음 옥영경 2021-05-06 343
6280 2021.10.21.나무날. 해와 구름 사이 옥영경 2021-12-10 343
6279 2022. 4.20.물날. 맑음 옥영경 2022-06-04 343
6278 2022. 6.23.나무날. 비 옥영경 2022-07-12 343
6277 2023. 3.10.쇠날. 맑음 옥영경 2023-03-29 343
6276 2023. 3.24.쇠날. 비 긋고 내내 흐림 옥영경 2023-04-13 343
6275 2023. 4. 7.쇠날. 맑음 옥영경 2023-05-06 34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