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20.나무날. 흐림

조회 수 458 추천 수 0 2023.05.26 01:23:09


엊그제 명상돔(온실돔) 안에 보도블록을 깔았다.

국화빵 보도블록이 모자랐고,

오늘 일자 블록을 이어 깔다.

아침뜨락의 제습이 티피 앞에 쌓였던 블록도 내리고,

달못 계단에 놓였던 블록도 뺐다.

다시 공사가 필요했던 계단이었더랬다.

이참에 빼내고 곁에 있는 다른 블록을 깔리라 하고는.

그럭저럭 다섯 평 돔 안을 다 메웠지만,

틈들이 남았다.

블록조각들을 끼우거나 몰타르를 바르거나 할.

 

다례 시연 의상을 챙기다.

팽주인 내 옷 말고도

좌우 사령에게 입힐 붉은 치파오도 챙겨야.

치파오는 움직임이 조금 편하려면

작은 여밈단추들을 잘 달아주어야.

허벅지까지 벌어진 치마도

하얀스타킹을 신지 않아도 되게(6월이면 더우니) 안에 흰 속치마를 입거나

흰 천을 받쳐주거나 트임을 좀 꿰매거나.

가슴께며도 여밈을 잘 주어야.

자칫 찢어지기도 쉬운.

다림질하고 꿰매고 고치고.

사령옷은 사령들에게 입혀보고 고치기로.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되고,

이제는 그들이 나를 가르친다.

오늘은 물꼬의 한 청년의 글을 읽는다.

읽어 내려가다 천천히 곱씹게 되는 부분;

어떤 차별과 폭력에는 가해자와 피해자만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고,

방관자들이 있다고.

우리 모두는 어떤 의미에서는 소수자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삶에서 소수자가 된다.

그러므로 편견 없는 환경은 결국 우리 모두를 위한 길이라는.

 

대학을 졸업하고 혹은 고교를 졸업하고 밥벌이를 나선 청년들의 소식을 듣는다.

일터에서 열심히 하고, 칭찬받고, 그런 일들을 전해온다.

고맙다, 그리들 살아줘서.

물꼬에서 보낸 시간이 자신의 밑절미가 된다 하여 더욱 고맙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345 9월 16일, 바깥샘 도재모샘과 오태석샘 옥영경 2004-09-21 1909
6344 9월 17-19일, 다섯 품앗이샘 옥영경 2004-09-21 1427
6343 9월 21일 불날 흐린 속 드나드는 볕 옥영경 2004-09-21 1577
6342 9월 22일 물날 맑음, 딴 거 안먹어도 옥영경 2004-09-28 1311
6341 9월 23일 나무날 맑음, 밭이 넓어졌어요 옥영경 2004-09-28 1266
6340 9월 24일 쇠날 맑음, 령이의 통장 옥영경 2004-09-28 1239
6339 9월 24일-10월 3일, 한가위방학 옥영경 2004-09-28 1234
6338 9월 21-4일, 밥알식구 안은희님 옥영경 2004-09-28 1433
6337 9월 25일 흙날 맑되 어스름에는 흐려진 옥영경 2004-09-28 1300
6336 9월 26일 해날 흐림, 집짐승들의 밥상 옥영경 2004-09-28 1285
6335 9월 28일 불날 더러 맑기도, 우리집 닭 옥영경 2004-09-28 1539
6334 9월 26-8일, 방문자 권호정님 옥영경 2004-09-28 1861
6333 10월 4일 달날 흐림 옥영경 2004-10-12 1304
6332 10월 5일 불날 맑음 옥영경 2004-10-12 1355
6331 10월 6일 물날 맑음 옥영경 2004-10-12 1378
6330 10월 7일 나무날 아침 햇볕 잠깐이더니 옥영경 2004-10-12 1369
6329 10월 8일 쇠날 흐림 옥영경 2004-10-12 1310
6328 10월 9-10일, 밥알모임 옥영경 2004-10-12 1315
6327 10월 10일 해날 맑음, 호숫가 나무 옥영경 2004-10-12 1695
6326 10월 10일, 가을소풍 옥영경 2004-10-14 1297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