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경보는 계속되고 있었다.

어제 35도보다는 한풀 꺾인다 해도 34도를 예보.

해가 시작되어서도 벌써 뜨겁지는 않은 선선한 아침이었다.

해건지기’.

몸풀고 호흡명상하고 대배 백배하고.

흠뻑들 젖었다.

아침뜨락 걷다.

풀은 우리 발보다 늘 빨랐고,

어느새 아고라는 잔디 묻히게 풀이 덮었다.

계자 직전 또 한 번 전체를 돌보아야 할 풀일 테다.

물꼬는 늘 똑 같은데, 그래도 뭔가 또 변화가 있고...”

아침뜨락 현판과, 달못 위 청희단풍과

능소화와 부용화며 골든볼이며 때늦은 장미, 나리, 원추리들과 인사했다.

 

아침밥상을 물리고 물한계곡행.

길가에 차가 즐비했지만 민주지산으로는 발걸음이 많지 않았다.

아니, 산책이 민주지산이라니!”

정상까지는 아니고

아이들이 냉장고라 부르는 계곡길까지만 올랐다.

계자에서 이번에는 민주지산을 오를 수 있었으면.

그 꼭대기 잠자리는 우리들의 전설.

그간 코로나로 막히고, 지난여름은 큰비에 막혔더랬다.

오를 때가 되었네!

계자 답사였더라.

(, 계곡에서 판소리 공연도 했더라는:))

최근 아이들의 교사 폭행과 학부모의 지나친 민원에 대해 어찌 생각들을 하는지

저마다 제 생각을 나누다.

의외로 치우치지 않고 문제를 보려는 균형들이 돋보였다.

 

갈무리모임’.

그렇게 2023 여름 청계가 끝났다...

물꼬를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열심히 살아줘. 나도 그러마.”

서로 잘해내는 것이 서로를 돕는 일.

그래서도 물꼬 아이들은 공부 좀 한다.

공부도 못하는 것들이 모지래서 그리 모여

세상과 다른 흐름을 사는 거란 소리 같은 거 안 듣기로. 하하.

이번 학기 일정들의 갈무리글은 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분위기.

오늘은 여섯을 대표해 9학년 채성이가 썼다.

낮밥을 서둘러 먹고, 버스에 올랐네.

 

계자를 앞두고 있으니 일이 밀리지 않도록

청계에서 쓴 기숙사 이불들을 빨고,

볕 좋아 오후 햇살에 말려 걷어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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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처럼 맞춤법도 띄어쓰기까지도 가능한 한 원문대로 옮김.

(*)는 옮긴이가 단 주().

 

임채성(여섯 대표 갈무리글)

이번 청계는 이전 청계보다 더 기다려졌던 청계였다.

물꼬에 너무 오고 싶었고 할 말도 많았는데

오랜만에 물꼬 와서 행복했다. 물꼬는 정말 내 집 같은 공간인 것 같다. 연필꽂이에서 꺼낸 오래된 볼펜에 내 이름이 쓰여 있어서 

너무 웃겼다. 이번에 와서 계자에 큰 보탬이 된 것 같아서 보람차기도 하다.

계자를 위해 일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들을 많이 배워도 간다. 근데 물꼬 도착 전 상황들 때문에 내 힘을 100% 다 쓰지는 못해서 

너무 아쉬웠다.

그리고 이번 청계에서는 옥샘이랑 이야기할 시간이 특히 더 많았어서 얻어가는 것도 많고 복잡했던 생각들도 정리할 시간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물꼬에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누군가를 위해 일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기쁘다.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도 기쁘다.

아무튼 다음 청계도 기대되고, 이번 여름 계자는 더더욱 기대된다. 집같은 공간에서 좋은 어른들,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옥샘 감사합니다. 곧 다시 뵈어요~!

(* 읍내 장날이라 빈자리가 없어 1시간 여 버스 손잡이를 잡고 들어와서도

그렇게 온 마음을, 온 맘을 쓸 수 있다니!

학급부반장다움이라고나 할까

고맙고 기특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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