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11.물날. 맑음

조회 수 478 추천 수 0 2023.10.24 00:05:55


읍내 어르신 한 분께 채소꾸러미를 건넸더랬다.

애호박국을 끓이다 생각이 나 호박 한 덩이와

마침 농사짓는 벗이 부엌에 들여 준 것들 있어 같이 한 주먹씩 싸서 보낸.


두근두근~

내 생애 이런 맛깔나고

정갈하며

마음실린 선물, 처음 받아봅니다.

삶은 땅콩 먹다가

우리 노부부 감격 먹습니다.

 

그냥,

마냥,

고맙습니다!

옥선생~

 

보내오신 문자 꾸러미야말로 감동이었다.


이웃 할머니께 쪽파도 나누다.

몸이 불편해 밭에도 못가고

마당에 스치로폼 박스에 심은 쪽파가 저 모양이라며 안타까워하시기

마침 가까운 밭의 우리 쪽파가 실해서 한아름 뽑아드렸다.

구운 쿠키도 단 것 좀 드시라 전하고.

요새 그런 생각을 한다.

먼 내 부모 못 챙긴다 한탄할 게 아니라

각자 자기 사는 곳에서 어르신들한테 잘하기.

그러면 내 부모도 누군가 그러지 않겠는지.

곁에 있는 어르신한테 잘하기, 캠페인이라도 벌일까 한다.

 

통이 뭐 없을까요?”

새로 살 일은 아니었고,

당장 휘발유가 필요한데 통을 들고 나오는 걸 잊었던.

패트병에라도 넣어가서 급한 대로 쓰라시며

여기저기서 찾아내 오신 주유소 어른.

다른 때 같으면 차에 탄 채 통만 내려주었을 것인데

통을 찾느라 내렸던 참.

덕분에 이야기가 길었더라.

“**이네 집 샀다며?”

삼거리집 이야기다.

소문이 거기까지?

그러면서 죽은 이에 대해, 한 가정에 대해 알고 있는 이야기를 전하시더라.

시골마을이란 게 아래 윗집에서 사돈을 맺기도 하고,

오랜 시간 서로를 보며 있는 일 없는 일 사연들을 알게 되고.

서로 속속들이 그리들 가까우셨더랬구나.

그 이야기를 나누며 또 서로가 더 가까워도 지고.

멀리 있는 나이 많은 우리가 뭘 하랴,

부모 보내고 서로 의지하며 사는 딸 둘에게 응원을 보내었네.

 

내일부터 사흘은 일찍 마을을 나서서 밤늦게까지 축제장에 있어야 하는.

난계축제, 와인축제에서 하는 부녀회장 봉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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