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18.물날. 맑음

조회 수 519 추천 수 0 2023.10.30 00:29:51


농기계수리센터에서 보내는 물날의 오후 두어 시간.

오늘은 출장길에 동행.

관리기가 밭에서 서서 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는.

엔진오일이 텅 비어있었다. 오일이 엔진이 눌러 붙어버린.

엔진을 갈아야 한다네.

기계란 게 쓰는 사람이 그것에 대한 이해가 좀 있어야 할.

특히 골짝에 사는 일이 그렇다. 한번 움직이기 쉽지 않으니 저 쓰는 기구들을 좀 알아야.

아녀! 엔진오일 간지 얼마 안됐어?”

그렇다면 엔진 어디가 세거나. 그러거나 이러거나 엔진을 갈아야 하는 걸로 결론.

물꼬의 농기계 고민도 거기 있다.

관리기만 해도(전에 있었지만 사용할 인력이 없으면서 내놨던) 들이네 마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을 관리하는 일이라.

그래서 집안에서 준다던 작은 굴착기도 안 받겠다 했던.

관리하며 쓸 자신이 없어서.

그래서도 요새 기술교육 중일세.

흥덕리였다. 우두령 아래.

백두대간을 타자면 덕유산 향적봉 지나 삼도봉에서 그리로 이어지는.

아이들과 걸었고, 혼자도 걸었고, 두엇과 걷기도 했던.

덕분에 골짝에 시작되는 가을을 눈에 넘치게 담아왔네.

 

보일러의 시절이다.

사택 된장집 보일러를 지난겨울 들머리에던가 바꾸었건만

또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학교아저씨.

연탄을 넣었건만 방이 따습지 않다는.

일을 했던 건진샘한테 연락하려던 차 마침 현철샘 들렀기

살펴 달라 올려 보내다.

순환모터가 작동하는 스위치가 녹이 슬어 작동을 잘 못하고 있었다는.

움직이게 해놓고, 한 번씩 학교아저씨한테 확인하라 이르다.

된장집 부엌의 플러그 하나도 문제이기 방에서 전선을 뽑아와 임시처방.

다시 손보아야.

 

늦은 저녁이었다.

밥상에 같이 앉기로 한 사람이 늦어

덕분에 뚝딱 잼 하나 만들었다.

지난번엔 갈아서 만들어 잼이 고왔다면,

이번 것은 알갱이들이 있어 씹는 맛이 있는.

냉장고에 늦도록 있던 굵은 복숭아 열두어 개였다.

마침 오늘 오전에 만들었던 모닝빵과 우유식빵을 후식처럼 내놓다.

 

빵을 구우면서 뜨개질해두었던 꽃송이를 완성하다.

발효가 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떴던.

작은 스치로폼 공에 꽃철사를 꿰고,

사스타데이지의 위와 아래를 붙여 꽃송를 만들다.

한동안은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사이 손은 그리 꽃을 만들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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