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3.달날. 맑음

조회 수 569 추천 수 0 2023.11.07 23:47:42


게을러질 수 없는 일, 열아홉 살을 위한 대배.

올해 수능을 보는 넷.

예체능 실기를 두루 끝낸 아이도 있고.

30일도 채 남지 않은.

누군가 아는 체하는 것도 부담일 때라 망설이다

함께 힘 모으는 이가 있음을 알라고 문자도 한 줄.

흐름을 잘 만들며 막바지 날들을 가다듬으라고.

답문자는 생략하시고

바라지하는 엄마들도 힘내셔야지.

당신 말고도 간절히 기도하는 이가 이 먼 골짝이 있노라고.

우리 모두 한 생을 영차!’

 

늦은 밤 품앗이 현진샘의 소식이 닿다. 외교관 합격!

아이쿠, 덩실덩실 춤을 다 추었네.

고맙고 고마웠다.

이젠 공항에서 검색대에 줄설 일도 없겠으이!’

항공권도 비즈니스석이겠다 했더니

그런 특권은 다 사라졌단다.내가 한 것도 없는데 이리 기뻐도 되나, 이리 좋아도 되나 싶을 만치

한껏 좋았다.

바라지한 부모님도 애 많이 쓰셨겠다.

무엇보다 그가 애썼지.

욕보셨음. 축하함!

 

오늘도 가지치기 가위를 들었다.

학교 꽃밭들의 낮은 키 나무들을 다듬다.

학교아저씨한테 초벌을 부탁했더랬고, 재벌에 나선 것.

나무와 나무 사이 붙어있는 곳들에 공간을 만들어주고,

키도 낮추고,

바닥으로부터도 조금 올리고,

때로 옆 나무들과 나란히 키를 맞춰도 주고,

심지 않았으나 씨가 날아와 어느새 커버린 어린 나무들은 톱으로 잘라내 주고.

철쭉과 영산홍과 향나무와 회양목들이 산발한 머리를 정리했듯 단정해졌더라.

 

학교터 문제로 군의 산림과와 하는 협의가 내일 낮 14:30.

지난 주 나무날 당장 당일에 만나자는 걸 어른의 학교이동 중이라 다시 날을 받기로 했던.

오늘 아침부터 전화가 들어와 약속을 잡은.

또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 것인가...

교육청에서 군청으로 학교터 권리가 이전단계를 밟고 있는 과정이

눈치로는 마무리가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

그러면 이제 교육청은 빠지고 군청과 물꼬가 하는 조율이 남은?

 

 

108일 가자지구에 전쟁이 시작되고 지금까지 목숨을 잃은 아이들이 1750여 명.

날마다 백 명이 넘는 아이들이 목숨을 잃은 셈.

살아남은 아이들도 매순간 두려움에 떨고 있을 테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2012년 이후,

가자지구 아이들 82%가 임박한 죽음에 대한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고.

부모들이 아이들의 다리와 배에 아이 이름을 쓰고 있다 한다,

언제든 표적이 돼 다치거나 죽을 수 있으니.

살아남았다고 다행이라 말할 수도 없을,

제대로 된 음식도 깨끗한 물도 없으니.

구호 물품을 실은 트럭이 세 번째로 가자지구로 들어갔다는데...

언제나 이런 일을 맞닥뜨리면 (우리는, 나는)무엇을 할 것인가 묻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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