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90일수행 중.
학교 가마솥방 앞 복사나무에 성탄볼을 달다.
스산하기 이를 데 없는 겨울의 낡은 학교라 몇 개로라도 꽃처럼.
잎 다 떨군 마른 가지였으나
그것도 나름 또 장식이 되었네.
소나무에 달던 건데,
그 소나무는 달골 아침뜨락 밥못 아래 경사지로 지난 봄 옮겼다.
소나무는 아직 살아있다.
달날로 착각.
농협에 들릴 일도 같이 잡아 면소재지로 나갔네.
어라, 농협마트로 들어가 물어보려 했잖여. 왜 농협은 문 닫혔냐고.
뭐, 그래서 해날에 마트가 문을 여는 것도 알았다.
면소재지 한 찻집에서 여러 날 연락이 들어왔더랬다.
물어보겠다는 게 뭘까?
주인장이 제빵을 가르쳐달라고 했다.
“여기도 빵집을 준비하는 이가 있는데...”
가까이 사는 이를 소개해주겠다 하니 이미 그도 아는 이였다.
“그런데 선생님, 코앞에서 뭘 배운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거다.
이해한다. 그럴 수 있겠지.
그렇다고 일에 매여 멀리 배우러 다니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다 물꼬가 생각났다고.
간단한 쿠키나 스콘들이 (내가)가르칠 만하지도 않고, 가르칠 것도 그리 없는.
하지만 안다, 딱 한 번만 눈으로 보면 될 걸 그게 없어 어려울 수 있다는 걸.
오븐을 산다 한다.
“며칠 뒤 살 때 선생님이 골라주시면...”
그건 내 일이 아니다. 물건이라고는 통 사지 않고 사는 사람이니.
산 뒤에 연락을 주시면 주에 한 차례쯤 건너갈 수 있잖을까 했다.
“재료를 같이 사고 구워서 반반 나누면 되겠네요...”
덕분에 우리도 자주 과자나 빵을 먹게 되겠을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