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1.해날. 비

조회 수 272 추천 수 0 2024.02.07 23:55:40


밤눈이 다녀갔다.

주말에 들어왔던 대처 식구들이 이른 저녁을 먹고 나서다, 눈 소식에.

달날 이른 아침 이곳에서 출근을 하기도 하는데.

 

계자 아이가 남겨놓고 간 신발을 빨았다.

(산오름을 다녀왔던 물꼬 신발들이야 이미 빨았고,

말려 벌써 숨꼬방 안 창고 쪽으로 들어갔다만.)

보내주려.

다시 올 때 챙기면 된다지만 아직 남은 겨울이라 없으면 아쉬우리.

 

일정 하나 잡고 있다.

겨울계자에서 아직 힘이 남았다. 밥바라지 정환샘이며 휘령샘이며 여러 샘들 덕이라.

시작은 그랬다. 한 엄마가 오랜 병상이라 아이들 돌보는 걸 며칠이라도 돕고 싶었던.

같이 겨울여행을 가도 좋으리.

때며 흐름이며 이리저리 궁리해본다.

 

곧 인도에 머물 때 들어가 있었으면 싶은 아쉬람이 하나 생각나

부랴부랴 메일을 보내다.

두 달 전에는 연락을 달라했는데, 지금이라도.

처음에는 달랑 내 필요한 말만 했다가,

아차, 적어도 내가 누군지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는 주고 말해야지 싶어 다시 글월을 쓰다.

예의이기도 하겠다.

물꼬에 문의해오는 글월에 대해서도 그렇거든.

이왕이면 보내는 이의 정보가 좀 있는 게 좋다.

그것이 더 예의바르게 느껴지기도 하고.

뭐나 하면 는다.

근래 여러 차례 영문메일을 보내고 있으니 그것도 또 수월해지네, 하하.

그런데 나도 나를 믿을 수 없어,

최근엔 한글조차 너무 당연히 오래 잘 써 왔던 글자마저 맞춤법에 고개를 갸우뚱거리고는 하는지라,

더구나 잘 쓰지 않는 언어이고 보면 더욱 불안정한.

번역기로 맞는지 확인을 해보는 절차를 거치기도.

그러면 처음부터 번역기로 하면 되지 않냐고?

그건 또 그것대로 믿을 수가 없어서리.

조금씩 노화를 겪는 것에 한 지점씩 대처법을 생각하게 된다.

 

보고 싶어요!”

88시간 병원에서 일하는 식구 하나라.

주말에는 먹을 걸 좀 해서 위문을 가기로 한다.

집 밖을 나오지 않고도 방까지 음식을 불러들일 수 있는 세상이나

그래도 집밥은 또 집밥.

무식한 울어머니 늘 그러셨댔지,

밖에서 먹는 건 상품이라고, 라면을 먹어도 집에서 먹어야 살이 된다고.

그건 밥에 깃든 영혼을 말함일. 사랑일.

부모는 밥을 하며 존재감을 느끼기도 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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