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4. 7.해날. 맑음

조회 수 444 추천 수 0 2024.04.23 23:53:58


달골에도 봄이 왔다.

하루 사이에 달골 대문 앞 벚나무 꽃이 벙글었다.

내일쯤 절정이겠구나 싶은.

 

봄이 왔고, 겨울이 지난 흔적들이 여기저기 뜻밖의 말처럼 불쑥 나온다.

녹은 땅이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고,

겨울과 다른 환경에 놓이며 사람이 놓치기도 하는.

한 곳의 난방유가 그랬다.

늘 지내고 있는 사이집인데도, 그제도 잤고 어제도 잤고, 오늘도 잘 집인데도.

멀리 다녀오고 아직도 생활 적응이 덜 되는 면도 있겠다.

인도를 다녀오고 한 달이 지났는데도

아직 일상을 세밀하게 챙기는데 박자가 늦다.

한여름에서 건너와 겨울과 겹치니 그렇기도 할.

(사실 어깨를 좀 심히 앓고 있기도)

일요일도 배달하시나...?”

아저씨 평택 결혼식 갔는데! 낼 교장샘한테 전화하고 갈게요.”

곡주라도 한 잔 하신다면 오늘 오시기는 더욱 어려울 테지.

 

전화가 들어왔다.

아저씨가 5시까지 올라가요!”

, 돌아오셨구나, 고마워라.

, 대문 열어둘게요.”

대문을 열어두었으나 사이집으로 들어오는 중문격인 목책은 또 치워두지 않았네.

이게 참, 늘 하는 일이 아니라...

달려가 치우다.

봄 되면 엥꼬난 줄 모르는 집들 많아요!”

그렇구나... 추위의 기세가 물러나고 나니 보일러에 덜 예민해지는.

집으로부터 밖으로 더 많이 나가기도 하는 때이니.

옛날에는 이런 거(보일러 부품들) 꺼내서 다 닦아주고 했는데, 요새는 워낙 잘 나와서...”

드라이버를 아예 차에 싣고 다니시더라.

보일러관 안의 공기를 빼고 그 자리로 기름이 들어가게 해주시다.

 

종일 떠나지 않는 말썽쟁이처럼 통증에 좀 시달리다.

어깨로 시작해서 온 등과 좌골까지.

저녁, 다른 식구들만 저녁을 챙겨먹다.

한동안 그리 몸을 더디 움직이게.

아프면 생활을 돌아보아야.

역시 지나치게 움직임이 많은 물꼬라.

많이 써왔다.

덕분에 몰아치며 하는 일의 습관도 이번 참에 조금 바꿔볼 수 있겠네.

휴일을 휴일답게 보내다.

책 한 쪽조차 보지도 않고,

책상에도 앉지도 않고,

메일도 열어보지 않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14 2022. 7.12.불날. 흐림 / 너 몇 살이야? 옥영경 2022-08-01 321
6513 2022. 7.13.물날. 비 옥영경 2022-08-01 321
6512 2022.11.18.쇠날. 맑음 옥영경 2022-12-16 321
6511 2022.11.20.해날. 맑음 옥영경 2022-12-16 321
6510 2022.11.25.쇠날. 맑음 옥영경 2022-12-24 321
6509 2023. 1.16.달날. 흐림 옥영경 2023-02-11 321
6508 2023. 1.22.해날. 맑다 붓으로 그리듯 눈 살짝 옥영경 2023-02-20 321
6507 2023. 1.25.물날. 맑음 옥영경 2023-02-27 321
6506 2023. 2.18.흙날. 까만 하늘 옥영경 2023-03-15 321
6505 2023. 2.21.불날. 맑음 옥영경 2023-03-17 321
6504 2023. 2.27.달날. 맑음 옥영경 2023-03-21 321
6503 2020. 7.20.달날. 옥영경 2020-08-13 322
6502 2021. 3.23.불날. 맑음 옥영경 2021-04-27 322
6501 2021. 5.31.달날. 갬 옥영경 2021-06-30 322
6500 2022. 6.30.나무날. 비 온다더니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옥영경 2022-07-27 322
6499 2022. 7.16.흙날. 흐림 옥영경 2022-08-04 322
6498 2022. 9.28.물날. 안개인 줄, 미세먼지라는 옥영경 2022-10-13 322
6497 2022.11. 1.불날. 맑음 옥영경 2022-11-28 322
6496 2022.11. 4.쇠날. 맑음 옥영경 2022-11-28 322
6495 2023. 1.20.쇠날. 종일 흐리고 눈발 옥영경 2023-02-20 32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