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4. 7.해날. 맑음

조회 수 267 추천 수 0 2024.04.23 23:53:58


달골에도 봄이 왔다.

하루 사이에 달골 대문 앞 벚나무 꽃이 벙글었다.

내일쯤 절정이겠구나 싶은.

 

봄이 왔고, 겨울이 지난 흔적들이 여기저기 뜻밖의 말처럼 불쑥 나온다.

녹은 땅이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고,

겨울과 다른 환경에 놓이며 사람이 놓치기도 하는.

한 곳의 난방유가 그랬다.

늘 지내고 있는 사이집인데도, 그제도 잤고 어제도 잤고, 오늘도 잘 집인데도.

멀리 다녀오고 아직도 생활 적응이 덜 되는 면도 있겠다.

인도를 다녀오고 한 달이 지났는데도

아직 일상을 세밀하게 챙기는데 박자가 늦다.

한여름에서 건너와 겨울과 겹치니 그렇기도 할.

(사실 어깨를 좀 심히 앓고 있기도)

일요일도 배달하시나...?”

아저씨 평택 결혼식 갔는데! 낼 교장샘한테 전화하고 갈게요.”

곡주라도 한 잔 하신다면 오늘 오시기는 더욱 어려울 테지.

 

전화가 들어왔다.

아저씨가 5시까지 올라가요!”

, 돌아오셨구나, 고마워라.

, 대문 열어둘게요.”

대문을 열어두었으나 사이집으로 들어오는 중문격인 목책은 또 치워두지 않았네.

이게 참, 늘 하는 일이 아니라...

달려가 치우다.

봄 되면 엥꼬난 줄 모르는 집들 많아요!”

그렇구나... 추위의 기세가 물러나고 나니 보일러에 덜 예민해지는.

집으로부터 밖으로 더 많이 나가기도 하는 때이니.

옛날에는 이런 거(보일러 부품들) 꺼내서 다 닦아주고 했는데, 요새는 워낙 잘 나와서...”

드라이버를 아예 차에 싣고 다니시더라.

보일러관 안의 공기를 빼고 그 자리로 기름이 들어가게 해주시다.

 

종일 떠나지 않는 말썽쟁이처럼 통증에 좀 시달리다.

어깨로 시작해서 온 등과 좌골까지.

저녁, 다른 식구들만 저녁을 챙겨먹다.

한동안 그리 몸을 더디 움직이게.

아프면 생활을 돌아보아야.

역시 지나치게 움직임이 많은 물꼬라.

많이 써왔다.

덕분에 몰아치며 하는 일의 습관도 이번 참에 조금 바꿔볼 수 있겠네.

휴일을 휴일답게 보내다.

책 한 쪽조차 보지도 않고,

책상에도 앉지도 않고,

메일도 열어보지 않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1822 2009. 2. 3.불날. 맑음 옥영경 2009-02-13 1134
1821 2009. 2. 2.달날. 흐물럭거리는 하늘 옥영경 2009-02-13 1056
1820 2009. 2. 1.해날. 맑음 옥영경 2009-02-13 1186
1819 2009. 1.31.흙날. 맑음 옥영경 2009-02-06 1256
1818 2009. 1.30.쇠날. 비 옥영경 2009-02-06 1169
1817 2008. 1.28.물날. 맑음 물꼬 2009-03-06 992
1816 2009. 1.29.나무날. 흐림 옥영경 2009-02-06 1260
1815 2009. 1.27.불날. 맑음 옥영경 2009-02-06 1237
1814 2009. 1.26.달날. 날은 맑으나 또 눈 옥영경 2009-02-05 1128
1813 2009. 1.25.해날. 내리고 또 내리는 눈 / 설 옥영경 2009-02-05 1575
1812 2009. 1.24.흙날. 눈발 옥영경 2009-02-05 1232
1811 2009. 1.23.쇠날. 눈 옥영경 2009-02-01 1080
1810 2009. 1.22.나무날. 흐림 옥영경 2009-02-01 1115
1809 2009. 1.21.물날. 흐림 옥영경 2009-01-31 1215
1808 2009. 1.20.불날. 봄날 같은 볕 옥영경 2009-01-31 1206
1807 2009. 1.19.달날. 싸락눈 내렸네 옥영경 2009-01-31 1092
1806 2009. 1.18.해날. 오전 비 옥영경 2009-01-31 1068
1805 2009. 1.17.흙날. 맑음 옥영경 2009-01-31 1079
1804 2009. 1.16.쇠날. 맑은 속에 눈발 잠깐 옥영경 2009-01-29 1146
1803 2009. 1.15.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9-01-29 111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