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빈들모임 갈무리글-박윤실

조회 수 569 추천 수 0 2024.04.28 22:31:27
겨울에 들은 암진단에 참 아뜩하니 걱정이 많았다. 다행히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에서 전이없는 제자리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한시름 놓고, 그 덕에 휴직까지 하고 나니 이참에 정말 내 몸과 마음밭을 잘 챙길 기회라 생각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옥샘과 물꼬 기운을 얻으러 내려가고 싶다는 마음이. 욕심으로는 조용히 물꼬에 들러 한밤이든 두밤쯤 푹하니 지내다 오고 싶었다. 그런데 뜻하지않게 4월 빈들에 아이 여섯과 정환샘, 그 짝꿍, 하다샘, 그 친구까지 모다 합하여 열다섯과 함께하게 되었다. 처음의 호젓한 상황은 어렵겠다 싶어 다음을 기약하려다 옥샘의 이참에 다녀가라는 말씀에 내려왔는데.. 이리 뭉친 모임이 내게 더 크고 좋은 기운을 보태어 주었다.
아침뜨락을 거닐고, 몸풀기를 하고, 백배를 해내고, 명상돔에 둘러 앉아 숨고르기를 하고.
몸을 잘 보할 물꼬밥을 먹고.
도배를 위한 밑작업으로 벽지 떼기를 신명나게 해내고, 북카페가 될 창고벽에 해질녘까지 벽화를 기어이 그려내고!
사흘 낮, 밤이었을 뿐인데 내 몸에 굳건한 힘을 가득 채워 가는 것 같다.
백배에 간절한 원을 담고, 바로 옆에서 힘을 내어 주는 정인이, 태양이, 그리고 맞은편 윤진이 덕에 백배를 거뜬히 해낼 수 있었다.
숨고르기를 하며 드나들던 생각,
나란 사람 눈앞에 세워진 목표에는 참 잘 집착하며 해내는데 멀게, 올곧게 살겠다는 삶의 목표는? 이라는 의구심에 낙담하려는 찰나 아니, 나란 사람, 그래도 단단하니 힘이 있잖아라는 자신감이 들더라는.
명상 끄트머리 '내가 그러하듯 남들도 고요하고, 평화롭고, 고통이 없고, 행복했으면'하는 원을 잃지 않으며 굳건히 살아가리라 했다.
아침마다 기꺼이 하루의 생을 맞을 것이며
힘있는 몸을 잘 건사할 것이며
우리 아이들에게 그리 사는 모습을 보여주리라.

새롭게 물꼬를 통해 엮는 좋은 인연들을 오래 이어가고 싶다.
수인샘도 유민샘도 또 보고싶은!

옥샘의 응급실 투혼이 내내 마음이 쓰인다. 강건하시길!
우리 건강하게 오래 보아야지요!

하다샘의 큰 숙제, 아니 우리모두에게 중요한 그 숙제가 좋은 방향으로 잘 흘러가길 기원하며.


물꼬

2024.04.28 23:43:17
*.39.194.65

이심전심, 염화미소였더이다:)

서로 서로 

마음 뿐 아니라 실제 몸에서도 치유가 일어난 시간들이었군요.


윤실샘의 등장이 '안심'을 준 빈들이었습니다.

성실한 밥바라지 뒷배가 돼 주셨네요.

그간 계자 밥바라지로 훈련하신 덕? 하하.

잘 써줘서 고마우신 걸로:)


계셔서 고마웠고,

앞으로도 그럴 겝니다. 

애쓰셨습니다, 고맙습니다!


6월 연어의 날 봅시다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물꼬를 다녀간 박상규님의 10일간의 기록 [5] 박상규 2003-12-23 121997
5838 어째.. 아무도 글을.. 혜이니 2001-03-04 4807
5837 자유학교 물꼬 사랑 카페에도 다녀간 이야기를 담아주세요 류옥하다 2011-08-19 4787
5836 잘 도착했습니다. [2] 윤희중 2019-06-23 4737
5835 윤동현샘의 한약사 합격 소식을 뒤늦게 전합니다 [1] 물꼬 2018-02-21 4702
5834 잘도착했습니다. [1] 도영 2019-02-24 4665
5833 [펌] 코로나19 바이러스 생존기간과 셀프 집 소독 물꼬 2022-03-05 4604
5832 2012학년도 한알학교 신편입생을 모집합니다. 쭈꾸미 2011-09-07 4599
5831 자유학교 물꼬 사랑 카페에 방문해보세요! [1] 류옥하다 2011-08-22 4599
5830 큰뫼 농(農) 얘기 61 제초제에 대해서 쬐끔만 알아보고 다시 고추밭으로 가죠? [1] 큰뫼 2005-07-06 4580
5829 2월 어른의학교(2.25~2.27) 사진 올렸습니다 관리자 2022-03-25 4518
5828 큰뫼 농(農) 얘기 38 고추씨앗의 파종(싹 튀우기) 큰뫼 2005-02-16 4458
5827 쓰레기를 줄이면 사랑이 는다?-열네 살이 읽은 노 임팩트 맨(콜린 베번/북하우스/2010) [1] 류옥하다 2011-09-07 4413
5826 열네 살 산골농부 " 콩 털었어요!" image 류옥하다 2011-11-07 4381
5825 Podjęła Murzynką Mora, igysiquc 2017-02-27 4361
5824 145, 146, 147번째 계자 아이들과 샘들에게 [21] _경이 2011-08-19 4352
5823 2005년 5월 12일자 비빔툰 file [1] 벽돌아, 뭘 보니? 2005-05-12 4341
5822 잘다녀왔습니다 ~ [5] 이세인_ 2019-06-24 4327
5821 많이 고맙습니다. [3] 윤혜정 2019-08-10 4326
5820 호치민, 그리고 한대수 image 물꼬 2015-03-10 4245
5819 10대를 위한 책이지만 20대에게도, 그리고 부모님들께도 권한 책 옥영경 2019-02-05 423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