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아빠한테 야단을 맞았습니다. 워낙 제 잘난맛에 살아가는 저 인지라 다른 사람에게 야단을 맞는 일이 드뭅니다. 그런 제가 지난번 결혼식 때문에 남편에게 한 소리 듣습니다. '왜 부조 안하고 왔느냐고' 경황이 없어서 그랬다고 빈소리로 변명을 하고나서 생각하니 그이의 말이 맞더군요. '하다못해 동네 친목계에서도 단체로 뭘해도 각자 또하는 것이 맞는 것이지... 밥 값은 주고 와야 하는 것이지...'하구요.
그래 고민을 하다가 오늘은 외출을 끊고 은행에 다녀왔습니다. 엔화, 어떻게 바꾸는 겐지 알지도 못하고 외환은행에서만 바꾸는 줄로 알고 살았더랬습니다. 아무 은행에서나 바꾸어 준다고 합니다. 외국에 한번도 가본일이 없는 저로서는 당연한 일이지요.
물꼬와 함께 일년을 지내면서 별일을 다해봅니다. 농사일도 그렇고, 조릿대집 같은 곳에서 잠도 자보고, 600포기 김장도 그렇고, 전혀 읽을 일 없던 소박한 삶에 대한 책들이 그렇습니다.
그러나 저러나 저희 부부의 마음입니다. 아줌마 처음해보는 환전의 수고로움을 마음으로 받아주시고 얼마 안되지만 희정샘, 상범샘 신혼여행가셔서 차비라도 하시고 잘 다녀 오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