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9.1.쇠날. 맑음 / 2006년도 달골포도를 내다

조회 수 1326 추천 수 0 2006.09.14 09:39:00
2006.9.1.쇠날. 맑음 / 2006년도 달골포도를 내다


모를 일입니다.
이 산골의 올해 고구마농사는 멧돼지들이 파헤쳐 그만 망해버렸는데
용케 물꼬 고구마밭만 살아남았습니다.
풀이 짙어 멧돼지들이 들어설 엄두를 못냈을 거라는
마을어르신들의 애정 어린 시새움이 있었지요.
예서 농약 안치고 되는 과일농사가 어딨더냐 늘 걱정이시더니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은 물꼬 포도밭이 올해도 대풍이랍니다.
내년에는 드디어 유기농포도를 내겠습니다.
(*유기농산물:농약과 화학비료를 3년 이상 쓰지 않은 농지에서 난, 유기물이 3%이상 든 농산물)

늦은 가을, 늘어진 포도가지를 쳐내며 이미 새해 농사가 시작되었더이다.
춘삼월엔 60포대의 퇴비가 뿌려졌고 그 위로 볏짚이 깔렸습니다.
삼월 하순엔 벌레를 일찌감치 막으려 포도나무 껍질을 벗겨 내렸고
포도순이 싹트기 전 분홍색이 돌던 사월, 천연약재를 뿌렸댔지요.
유월엔 포도 무게로 가지가 처질까 끈으로 일일이 묶고
욕심을 버리고 또 버리며 알을 솎아냈고,
그 달이 다 가던 무렵의 한 주는
어두워질 때까지 감자를 캐고 새벽같이 일어나 또 캐고,
이슬이 걷히면 바로 포도밭에 붙어 봉지를 쌌답니다.
밭에 있으면, 곳곳에서 사각거리는 봉지 소리밖에 들리지 않더라지요.

노루가 달려가고 너구리가 엉덩이 씰룩거리며 바삐 지나는 포도잎 그늘에서
아이들은 노래를 불렀습니다.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이따따만한 포도알로 영글었지요.
좋은 사람들과 나누어먹는 일만 남았답니다.

포도송이로 포도즙으로 돈을 사고
오는 주말엔 포도따기잔치도 하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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