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 6.달날. 비

조회 수 1271 추천 수 0 2006.11.07 15:57:00

2006.11. 6.달날. 비


행글라이더

5년 김 령

힘들게 만든

내 고무 동력기

고무줄을 감아 날리니

운동장 돌고 소나무 거쳐

살구나무 거쳐

내게로 왔네

(2006.10.30.달날)

지난 주에 썼던 시들을 읽으며
우리말글 시간을 시작했습니다.
서로 느낌을 나누기도 하였지요.
아이들은 다른 학교 아이들이 쓴 시도 읽고
평도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또 시를 썼지요.
그 사이 앞에서는 손톱을 깎고 귀를 닦습니다.
그런 평화가 없지요.
참, 창욱이의 재채기는 왼쪽 귀에서 시작한답니다요.
솜방망이를 들고 슬슬 돌려주면
창욱이는 재채기를 어쩔 줄 몰라 하지요.

아이들을 데리고 다녀도 또 저들끼리 보내도
여간 마음이 쓰이지 않습니다.
물론 아이들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잘 해내지요.
문제는 그들을 둘러싼 환경입니다.
차며 거친 사람들이며 현란한 상품이며...
처음엔 버스에서 내리는 역에서부터 따라 가기도 했고
멀찍이서 바라본 날도 여러 차례,
이제 아이들끼리 잘 다닙니다만
이렇게 제 시간에 뵈지 않으면 덜컥 겁이 납니다.
오늘은 체육센터에 닿았을 시간인데 아직 아이들이 없는 겁니다.
혹시 다른 방에라도 들었을까 싶어
1,2층을 오르내리며 기웃거려보지만 조용합니다.
“소방관 아저씨들 구경했어요.”
그찮아도 그 좋은 광경을 놓치면 어쩔까 하고
훈련장면을 아쉽게 보던 참인데
저들도 다른 편에서 훈련하고 있던 걸 보고 오던 길이랍니다.
“이제 올라가서 볼려고...”
그리고 창가에 붙어서 꼼짝들을 않데요.
오늘을 빼면 이제 읍내 나들이도 두 차례 남았습니다.
학교 안에서 직접 가르치나,
몇 차례의 고민이 있었지만 역시 춤을 바깥샘한테 맡기긴 잘했습니다.
지난 시간부터는 복고춤이란 걸 배우고 있는데,
저 춤을 제가 어떻게 가르친단 말인가요.
돌아오는 길,
아이들은 새로 생긴 용두공원에서 산책도 하고 놀았답니다.
정자 쪽에 올라가서 바람 쐬는 것도 좋았고
탈출놀이도 재밌었다나요.

뭔가를 배운다는 것이 때로는 지난한 작업이기도 하지요.
더구나 같이 하는 넘들은 잘도 익히는데
혼자 더디거나 아니 되면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지옥이랄 것까지야 없지만.
오늘 구미행도 좌절의 시간이었답니다.
하면 낫겠지,
이거라도 하니 애들을 끌고 쇠를 다뤄보기라도 하는 게지,
힘을 내고 또 냅니다.
류옥하다는 오늘 새싹을 떠올리며 힘을 얻는다데요.
자고 있는 아이들 방을 들여다보며 처진 어깨를 올려보려 합니다.


새 싹

2년 류옥하다

한 겨울 고생해서

나지 못할 거 같던

새싹이 힘들게 났네

힘이 나보다 좋은 거 같다

(2006.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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