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24.해날. 맑음
날이 푹하니 마당이 질퍽거립니다.
가장자리에 남았던 눈도 거개 녹았지요.
벗과 통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살 만하다야.
어찌 살지가 결정되니까 그런가봐. 나는 다만, 오직, 내 길을 갈 것이야.”
“올해는 덜 추우니까 더 그렇지?”
그러게요, 산골 추위가 모질지 않아 살 만했던가 봅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추위가 무서운 사람에겐 좋은 겨울날인데
산에서 들에서 나고 자라는 것들은 괜찮을래나...
아이가 종훈이네 덕분에 서울나들이를 며칠 잘 다녀왔지요.
하다 편에 고맙다고 오징어덮밥을 보냈더니
김점곤아빠가 대나무를 쪼개 만든 어묵꼬치가 냄비째 되건너왔습니다.
오늘도 종훈이는 느지막히 일어나 건너와서는
아예 예서 놀고 먹고 있답니다.
해지기 전 대문을 나서는 종훈이를 부르지요.
“밥 먹고 가지?”
그러면 얼른,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이 떨어질세라 대답을 합니다.
“네!”
그래서 박진숙엄마한테 오늘은 그랬습니다.
“그러니 아예 먹을 걸 대세요, 하하.”
산골에서 이웃이랑 사는 일이 참 즐겁습니다.
평소에 교실과 기숙사에만 붙어 있느라 나누지 못했던 마음이
이리 오가니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