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13.흙날. 맑았다데요.

조회 수 1109 추천 수 0 2007.01.19 09:27:00

2007. 1.13.흙날. 맑았다데요.


아주 즐거운 일을 온 힘을 다해서 한 뒤의 피로는
참 기분 좋은 노곤함을 불러오지요.
밤 10시 이전에 불을 다 끄는 일이 있었습니다.
“내가 어른이 될 때까지 엄마가 살 수 있을까?”
비몽사몽간에 이것저것 뒷정리를 해주는 아이의 걱정을 들으며
감기와 계자 고단함이 더해져 그대로 쓰러지다시피한 간밤이었습니다.
상범샘도 서울나들이길에 감기주사에 약을 다 받았다 했지요.
현진샘(116 계자)은 한 주를 더 머물기로 하여 대해리에 남았습니다.
가마솥방도 지켰고,
덕분에 믿을 구석이 있으니 방에서 꼼짝을 아니 해도 되었지요.
대해리에서 이사를 나가는 이도 있어
부산한 운동장이었습니다.

저녁답에야 자리를 털고 일어납니다.
바삐 해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
115 계자에서 문제가 좀 생겼지요.
얼음판에서 서로 얼음 깨고 잘 놀다가
한 녀석이 막대기에 맞아 코피가 났던 일이 있었습니다.
눈이 아니어 참말 다행이구나,
게다 멍은 들었는데 이제 아프지는 않다길래
고맙고 고마운 일이다 하고 계자를 마치고 잘 돌아갔지요.
그런데 병원에 가니 코뼈가 부러졌더랍니다.
가해학생을 찾는 전화가 있었고,
무슨 싸움도 아니었고 평화롭게 놀던 한 장면 안에서 일어난 일이다,
게다가 막대기를 든 아이가 하루 종일 좇아 다니며 사과도 하고
저들끼리 더한 문제가 없었다,
통증이 없다하기, 그리고 밤에 잠을 못자거나 한 일도 없어 괜찮다고 판단했다,
1차적으로 아이를 맡고 있던 물꼬가 먼저 책임을 질 일이다,
그런 통화가 있었습니다.
더구나 마음이 좀 가라앉은 뒤 두 아이네가 서로 연락을 할 필요도 있겠다 싶었구요.
두 번째 계자를 치르고 더 자세한 얘기를 하자 했고
오늘 다시 통화가 이어졌습니다.

물꼬: 아이들 믿고 맡겨주셨는데, 죄송합니다.
가해 부모: 눈에서 떼지 않아도 그런 일 잠깐이지요.
피해 부모: 애 본 공은 없다고 교장선생님이 더 마음 많이 쓰이시겠어요...
제 아이 부잡한 줄도 제가 알구요...
물꼬: 연락이 빨리 안가서 서운하셨겠어요.
피해 부모: 계자 때문에 정신없는 줄 아는데요, 뭘.

점잖은 어른들을 만나 고마웠지요.
귀한 자식 이게 뭐냐, 난리를 피우는 이들도 더러 있다 들었는데...
여행자보험을 잘 챙겨둔 것도 도움이겠습니다.
수술도 잘 되었다니, 또 고맙습니다.

계자에 정신없느라 인사를 못 챙긴 곳들도 있지요.
두 번째 계자를 시작하던 날,
다른 공동체에 머물다 돌아오는 이 곳 아이를 데리러 갈 수가 없었습니다.
샘들 수가 적어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었지요.
선진샘이 아이를 받아 영동역까지 데려다 준 뒤 다시 서울로 가고,
영동역에서 다시 김경훈아빠(예전에 공동체에 잠깐 살았던)가
아이를 태워 대해리로 들어왔지요.
모두 고맙습니다.
정말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동원되지요,
물꼬가 계자에서든 어데서든 그러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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