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2.18.해날. 맑음 / 설

조회 수 1944 추천 수 0 2007.02.22 01:06:00

2007. 2.18.해날. 맑음 / 설


이불을 털며 설 아침을 엽니다.
떡국을 끓여먹고 손님을 맞았지요.
계간지 ‘시에(시와 에세이)’의 주간 양문규님이 오셨습니다.
영동 지역 안의 여러 연을 잘 이어주고 계시지요.
90년대 중반이던가,
민예총에서 쓰려했던 곳이 바로 이 학교였더랬습니다.
91년 폐교되고 5년 뒤 물꼬가 들어왔는데,
그 사이에 있었던 일이지요.
감회에 젖으며 들어서셨네요.
글 씁네 하는 이들을 시덥잖아 하다
아이랑 오랜 시간을 진지하게 얘기 나누는 걸 보며
시인은 시인이구나 싶데요.
시인 아닌 이가 없겠으나
시인은 또 아무나가 아니구나 싶습디다.
그의 얼굴에서 ‘천진(天眞)’을 읽습니다.

물한계곡을 따라 민주지산을 향해 길을 타고 오르면
바깥에선 뵈지 않아도 산모롱이 돌아들며 자리 잡은
아담한 마을들이 더러 더러 있지요.
오후, 대해리 저편 골짝
봄이면 자두꽃 흩날리는 선경을 가진,
물꼬도 한 때 버려진 농가 하나를 마련하려고 했던 인연의
마을에 들어갔다 나왔습니다.
거기 부산의 스님 한 분이 통나무절을 짓고 계신데
무봉사 지봉스님이 당신이시지요.
잠시 걸음 했다가 차를 얻어마셨고,
이 골짝으로 건너와 만두를 쪄 먹고 떡국을 끓여먹었습니다.
새해,
가까이서 좋은 연들이 서로 건강한 힘들이 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많지 않은 만큼 더는 손이
이렇게 좋은 도반들을 만나게 하고 있답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74 3월 4일 포도농사 시작 옥영경 2004-03-04 2280
6573 3월 4일 포도밭 가지치기 다음 얘기 옥영경 2004-03-09 2269
6572 지금은 마사토가 오는 중 옥영경 2004-01-06 2266
6571 계자 여섯쨋날 1월 10일 옥영경 2004-01-11 2256
6570 글이 더딘 까닭 옥영경 2004-06-28 2251
6569 6월 14일, 유선샘 난 자리에 이용주샘 들어오다 옥영경 2004-06-19 2251
6568 '밥 끊기'를 앞둔 공동체 식구들 옥영경 2004-02-12 2251
6567 6월 14일 주, 아이들 풍경 옥영경 2004-06-19 2248
6566 2017. 2.20.달날. 저녁답 비 / 홍상수와 이언 맥퀴언 옥영경 2017-02-23 2232
6565 2007.11.16.쇠날. 맑음 / 백두대간 제 9구간 옥영경 2007-11-21 2224
6564 2007. 6.21.나무날. 잔뜩 찌푸리다 저녁 굵은 비 옥영경 2007-06-28 2222
6563 6월 10일 나무날, 에어로빅과 검도 옥영경 2004-06-11 2220
6562 운동장이 평평해졌어요 옥영경 2004-01-09 2218
6561 5월 6일, 류옥하다 외할머니 다녀가시다 옥영경 2004-05-07 2217
6560 5월 29일, 거제도에서 온 꾸러미 옥영경 2004-05-31 2216
6559 처음 식구들만 맞은 봄학기 첫 해날, 4월 25일 옥영경 2004-05-03 2212
6558 6월 11일, 그리고 성학이 옥영경 2004-06-11 2211
6557 2005.10.10.달날. 성치 않게 맑은/ 닷 마지기 는 농사 옥영경 2005-10-12 2210
6556 2007. 5.31.나무날. 소쩍새 우는 한여름밤! 옥영경 2007-06-15 2206
6555 6월 9일 물날, 오리 이사하다 옥영경 2004-06-11 220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