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2.20.불날. 맑음

조회 수 1401 추천 수 0 2007.02.22 01:10:00

2007. 2.20.불날. 맑음


“1시간이면 될 것 같은데...”
“바투 오셔서 점심 식사를 예서 하시면 어떨까요?”
생명평화결사의 교육위원장으로 계시는 황대권샘이
들리마 전화 주셨습니다.
이내 오셨지요.
생태교육운동센터를 열어 공동체연구를 해오셨고
영광에서 공동체실험도 거쳐보셨는지라
아, 하니 어, 하고 주고 받을 수 있는 얘기들이 많아
한 마디 한 마디가 다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됩디다.
이곳의 허물이 허물이 아니어서도 좋았지요.
‘물꼬의 특수’가 아니라 ‘공동체의 일반’으로 여길 부분이 더 많더이다.
어쩌면 한국이란 사회여서
공동체를 이루기에 더 어려울 지도 모른다는 동의도 있었지요.
이제 ‘생명 평화’라는 화두를 잡고
좀 더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생태공동체접점을 찾고 계신 듯 했는데,
생명평화아쉬람을 중부권에다 만들어 볼 생각을 한다십니다.
“꼭 맞는 우리말이 떠오르지 않아서...”
아쉬람, 인생의 일정한 단계를 뜻하는 낱말이기도 하지만
흔히 수행자들이 모여 사는 공동체를 일컫는 말이지요,
수행자를 따르는 사람들이
그들의 안내에 따라 명상도 하고 쉬기도 하는.
그것은 장소의 의미보다 영적교제가 있는 공동체의 의미가 더 크겠습니다.

1997년, ‘물꼬사회교육원’이 있었습니다.
동교동에 있던 물꼬 서울터전에서 당시 공부모임의 한 분과로 시작되었지요.
운동단체들마다 활동가들이 소진할 대로 소진하고 쓰러지는 것을 보며
그 단체에서 그 단체에 필요한 인력을 만들어 쓰는 게 아니라
마치 미용학원처럼 활동가를 양성하고
그들을 각 미용실에 보내듯 각 단체로 보내줄 수 있으면 어떨까를 생각했습니다.
“구력 있는 스승도 있어야 했고,
시대적으로도 좀 앞섰지 싶고...”
그래서 3개월 동안 이루어진 1기를 마치고 접었더랬지요.
공동체를 꾸릴 수 있는 이들을 교육하는 곳,
샘이 만드시려는 아쉬람이 그런 기능을 하겠다 짐작되데요.
정말 구루가 필요하지요.
기존의 종교 안에서도 훌륭한 스승이 있겠으나
종교성, 영성을 갖추되 특정 종교의 옷을 입지 않은
영적인 안내자, 구루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간절했던 때에
황대권샘의 움직임이 기대됩니다.

경단을 빚어 나눠 먹고 해질녘 가셨지요.
거리가 그리 가깝진 않아도 같은 영동 안으로 이사를 오셔서 고마웠습니다.
자주 오가자십니다.
서울에 계신 물꼬의 어르신들은 너무 멀어 늘 안타깝더니,
가까이서 큰 어른의 등장이 마음을 퍽이나 밝게 하여줍니다.
다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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