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8.31.쇠날. 비
달골 대청소를 합니다.
손님맞이기도 하고
여름 정리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주 내내 내린 비로 퀵퀵함이 쉬 가셔지지 아니합니다요.
한 밤 고래방의 대해리영화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비로소 한가로움이 곁에 왔지요.
달랑 네 식구가 봅니다.
8월의 마지막날이네요.
이 해의 여름도 정말 다 갔습니다.
여름이 짧은 이곳이지요.
달을 넘기면 바로 아침저녁 찬바람 들며 가을 소리 나지요.
늦은 밤 드디어 그들이 왔습니다.
행운님과 유수님.
생각하면 힘이 되는,
귀가 얇고 생각이 많은 우리들 틈에서
한결 같은 무게로 중심이 되어주는 듯한 당신들입니다.
곡주며 고기며 주전부리거리며
가습기에 믹서기에 무릎포호대,
요긴하고 귀한 것들이 딸려왔지요.
마음씀을 어찌 읽지 않을 수 있었을 라나요.
이제 숲이 된 풀들을 베어 넘기면
곧 포도를 수확합니다.
그것들이 괜찮을까,
본지 오래입니다.
계자로, 그리고 비로 들여다보지도 못했지요.
내일 모두 포도밭으로 들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