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9.15.흙날. 비 / 포도따기 이튿날

조회 수 1379 추천 수 0 2007.10.01 02:43:00

2007. 9.15.흙날. 비 / 포도따기 이튿날


이틀째 포도를 땁니다.
서울에서 논두렁 전영화님이 이웃과 함께 손을 보태겠다 왔습니다.
어른 셋에 성민이와 경태였네요.
한참 전부터 포도 딸 때 내려가마며
손가락 꼽고 계셨더랬는데
간밤엔 늦도록 굵은 비로 움직일수 있나 없나 하셨더라지요.
영동대 유아교육과에서도 또 걸음을 했습니다.
혜진님 은영님 민지님 혜미님이었지요.
이들은 지난 4월 ‘학교문연날 잔치’에도 와서 손을 보탰더랍니다.
삼촌 상범샘 류옥하다도 달골 올랐지요.
종대샘은 펑크난 타이어를 고쳐놓고 오후에 더해졌네요.
미루면 혹여 갑자기 차가 필요할 때 못 쓰게 되는 일이 있을까
할 수 있을 때 한다고 비를 맞으며 바퀴를 끼우고 있었지요.

오뎅을 끓여 참으로 올려 보내고
비가 굵어지는데, 어째 일이 되어는 가나
아래서 걱정 많은데
다듬는 작업이라 괜찮답니다.
창고동은 그럴 수 없이 좋은 작업장이더라지요.
“다행히 어제 따 놓았기 망정이지...”
그러게 말입니다.
이 빗속에도 수확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아줌마들!”
그래요, 서울 식구들은 일들을 어찌나 잘 하시는지,
서둘러 돌아가야하는 걸음이라
일이 되지 못할까 점심도 후다닥 드시고 또 달골 먼저 오르시데요.

오후 참으로 골뱅이무침에 소면을 비비고
얼어있던 김밥을 달걀말이해 가서 막걸리 놓고 앉았더니,
비 오는 날 좋은 사람들과 둘러앉아 그리 손을 놀리는 것도
잔잔히 미소 이는 일이데요.
상범샘과 종대샘이
쉰넷 콘티(알을 떼면 쉰 콘티가 되겠지요)를 즙을 낼 농원으로 실어가고
영동대 친구들은 젊은할아버지랑 청소를 맡아
갈무리를 잘 해주고 떠났습니다.
포도나 몇 송이 나눌 뿐이었네요.

이러저러 큰 일 하나 끝냈습니다.
안에 몇 살지 않아도
늘 사람들이 손발 보태서 살아집니다.
그럴 때마다 사는 일이 고맙고 또 신비롭습니다.
게다 큰 태풍이 지난다했더랬지요.
그 빗속에 무사히 한 수확입니다.
고마울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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