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3.17.달날. 맑음

조회 수 1264 추천 수 0 2008.04.06 21:04:00
2008. 3.2008. 3.17.달날. 맑음


산에 다녀온 이야기를 쓰며 우리말글 시간을 시작합니다.
몸으로 올랐던 것을
이제 머리로 되짚어보며 정리하지요.
우리들이 밟아가는 대간길이 어느 날엔 한 선으로 이어질 것이며,
백두산까지 나아가는 날도 어디 꿈이기만 할까요.

백두대간은 우리나라 강역(疆域)의 골간을 이루는 산줄기이자, 만년대대
이 땅의 숱한 유정무정들이 깃들여 살아온 생명의 의지거처(依支居處)입니다.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웅장하게 구비치는 백두대간의 기개는 곧 우리 민족정신의
근간이요, 그 산줄기가 거느린 크고 넓은 어머니 대지의 품안에서 무릇
이 땅의 생명들은 아름답고 결 고운 마음씨와 이야기를 만들어냈습니다.
(백두대간연구소 유진채님 글에서)

한국사 시간엔 고대를 거닐었지요.
그때 주거가 왜 그런 형태일 수밖에 없는가,
왜 도구가 그리 발전할 수밖에 없었는가,
그 필연을 헤아립니다.
아직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지 않았던 아이는 눈을 돌리는 계기를,
역사책을 읽어왔던 아이들은 정리의 기회를 가지지요.

오후에는 포도나무껍질을 벗깁니다.
아이들이 이 봄에 포도밭에 처음으로 갑니다.
“이제 어른이데요. 일도 잘하고...
전에는 옆에서 다른 애가 안하면 화내고 그랬는데
이제 다른 애가 다리 아프다 하면 쉬었다 하라 그러고
나랑 같이 할래 그러고...”
같이 일을 한 젊은할아버지가 전한 소식입니다.
이곳의 아이들이 늘 그러했듯 어른 한 몫에 미칠 만큼 일을 해내고,
그리고 논밭에 자라는 것들을 닮아 자신을 키우며 자라갑니다.
이 산골에 배움터를 두는 것도
젤 큰 까닭이 그것 아닌가 싶습니다.
“야아, 너 형님 됐다면서? 너그럽고...”
“햇볕정책이죠.”
슬쩍 칭찬이랍시고 한 마디 던져주니
이리 또 시건방을 떱니다요.

아, 오늘 난계국악단에 단소 강습 신청을 했습니다.
군에서 지원을 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지난해처럼 주에 한 차례 연주자가 와 주실 거지요.
이왕이면 하시던 정훈샘이 오심 좋겠지만
그곳 사정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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