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3.23.해날. 비

조회 수 1367 추천 수 0 2008.04.06 21:07:00

2008. 3.23.해날. 비


봄비입니다.
이름에 맞게 얌전히 내립니다.
계절과 계절 사이 꼭 비가 든다, 라고 수년을 말해왔는데도
늘 신비롭고 또 신비롭습니다.

밥알모임이 있는 주입니다.
비 내리면 비 내리는 대로도 일 많은 이곳이지요.
쌓여있는 종이상자들을 쟁여 넣고
본관 구석구석 청소를 하고
비 긋는 사이 된장집 뒤란도 패고
‘큰 씻는 곳’ 손도 좀 봅니다.
물이 새는 데가 어디로부터인지 시멘트를 깨가며 살폈지요.
비님 덕에 회의도 서둘러 끝이 났습니다.
아무래도 이즈음은 4월에 할 ‘학교문연날잔치’ 얘기가 주이지요.
규모와 역할 정도만 나누고,
4월 잔치 한 주 전에 밥알모임이 있으니
그때 하기로 합니다.
아무래도 대부분은 교무실에서 할 일입니다.
달포동안 인터넷 공지를 시작으로 공연섭외,
초대장 만들고, 리플렛과 팜플렛작업, 보도의뢰 돌리고,
초대장 보내고, 통신문 보내고, 공연장비확인, 함께 할 사람들 챙기고...
또 어찌 어찌 해나가겠지요.

“개구리 소리야?”
반가움으로 아이가 어둔 마당에서 소리쳤습니다.
온 산골을 그들의 노래가 채우고 있었지요.
아, 또 한 시절이 시작이구나,
예, 봄, 봄밤입니다.

군대 가 있는 제자의 전화가 있었습니다.
아주 작정을 하고 한 전화입니다.
교무실에 앉아 일하는 날인 줄 알고 한 게지요.
들으면, 살아가며 으레 통과하는 시간이겠구나 싶지만
일의 한가운데 있는 사람에겐 절박한 문제일 밖에요.
그저 듣고 그저 마음 깊이 생각이 드는 대로 말해주는 것,
어른의 역할이란 겨우 그런 거지 싶습니다.
그래도 예가 그의 언덕 한켠 되어줄 수 있다니
고맙다마다요.
진중한 녀석이니 잘 넘어갈 겝니다.

참, 반장아저씨가 호두나무를 나눠주고 가셨네요.
묘목!
봄날 우리는 소망을 그리 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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