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4.28.달날. 맑음

조회 수 1319 추천 수 0 2008.05.15 07:39:00

2008. 4.28.달날. 맑음


모두가 가고 헐렁해진 산골입니다.
목수샘과 기락샘과 젊은 할아버지,
그리고 류옥하다와 저만 달랑 남았습니다.
부엌을 맡고 있는 안인경님도 이정이랑 좀 쉬러 떠났거든요.

잔치 뒷정리를 시작합니다.
고래방과 숨꼬방, 그리고 바깥은 남자들이 맡고
면사무소에 행사용의자들도 돌려주고 왔지요.
여자 어른이 가마솥방과 교무실을 맡으니
본관은 아이 몫이 되었습니다.
모둠방 놀이방 복도 어른공부방을 쓸고 닦고
널린 책들도 수습을 했지요.
오랫동안 이곳에 함께 살아왔던 아이는
웬만한 어른 못잖게 일을 척척 해냅니다.
나름대로 땅을 일궈 농사도 짓고,
짐승들을 돌보기도 하지요.
아이랑 그리 살고 싶었고
그리고 그리 살아가고 있답니다.
다른 아이들에게 너그럽게 대하지 못 한다고 가끔 핀잔도 듣습니다만
사유할 줄 알고 몸을 쓸 줄 아는 건강한 사람으로 커가고 있습니다.
고마울 일입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겠다 싶더니
바짝 붙어서 하고 나니까 이른 오후에 한숨 돌릴 수 있게 됩니다.
가마솥방이야 남은 음식도 치워야 하고
나왔던 그릇들도 넣어야 하고
이것저것 정리하려면 한 주는 보내야할 테지요.
갈무리가 좀 되니 마음도 가뿐해져서
오후엔 아이랑 같이 인형극수업 청강을 가
인형을 만드는 사람들 곁에서 솜을 깎으며 놀았습니다.
저녁에는 엄마가 가는 수화공부방에도 아이가 따라갔지요.
옥천에서 농아들을 위한 교회에 봉사하는 목사님이 가르치십니다.
“달날마다 같이 이렇게 움직여도 좋겠다.”
“생각해 볼게요.”
아이가 튕기네요.

차도 거의 드나들 일 없는 계곡 길의 어둠을 가르며
우리들의 산마을로 돌아옵니다.
오쇼 라즈니쉬의 책 어느 구절이 떠오르데요.

나는 후회 없이 살아왔다. 내가 무엇인가 잘못한 일이 있었는지 찾으려 애써보기도 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은 내가 한 모든 일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나 자신은 내가 한 일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가 내가 한 일이 잘못이라 하더라도
나에게는 내가 한 일이 절대적으로 옳다. 나는 옳은 일을 했다.
; 오쇼 라즈니쉬의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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