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9. 6.흙날. 흐림

조회 수 1080 추천 수 0 2008.09.21 21:46:00

2008. 9. 6.흙날. 흐림


대문에서 큰 문짝 쪽은 늘 닫아둡니다.
특히 젖은 날은 드나드는 차들로 마당이 패여
일종의 차를 통제하는 방법이기도 하지요.
그게 아니어도 작은 문짝만으로 사람이 드나들기는 여유로우니
차가 오가는 일 아니면 닫아두게 됩니다.
밖에서 차를 타고 들어오다 보면
아이가 먼저 내려 대문을 열지요.
그런데 문을 바로 여는 법이 없습니다.
불빛 앞에서 혹은 운전차량 창 앞에서
한바탕 몸을 흔들지요.
공연이 따로 없습니다.
그건 또 늘 다른 프로그램입니다.
유쾌해집니다.
아이들은 그런 힘이 있지요,
모두가 우울한 순간에도 끌어올려놓는 힘.
기쁨조가 따로 없습니다.
아이랑 사는 날들이 고맙습니다.

주말이라고 비디오도 틉니다.
얼마 전 지역도서관에서 <미래소년 코난>을 빌려왔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고전이지요,
우리 세대라면 어린 날 텔레비전으로 봤을.
책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고
이제 만화까지 그렇습니다.
세대 공유 말입니다.
같은 책을 읽고 얘기를 나누고
같은 영화를 보고 의견을 주고받습니다.
만화도 그렇다는 거지요.
물론 전 코난을 어린 날에 본 기억이 없지만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름 때문에
오히려 그 시절 다 보낸 뒤 두어 편을 봤더랬습니다,
영화평론 쓰고 하던 무렵.
“서기 2008년 7월,
인류는 핵무기보다 더 강력한 초자력 무기로...”
아이가 코난의 첫 화면을 읊었습니다.
냉전이 전 세계를 양분하고 있던 그 시절에 그려지던 미래는
그런 모습이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요, 그 해가 올해네요.
새삼스럽습니다.
자, 그렇다면 서기 2008년 지구는 정말 어떤 모습인가요.
아이랑 지구 구석구석 벌이지고 있는 일들을 입에 올려봅니다.
남한의 2008년 9월의 현 상황도
전쟁에 견줄 것은 아니지만 그리 희망적이지만은 않군요.
<코난>에서와 같은 미래는 아닐지라도 긍정적이지 않을 것 같은 미래를 놓고
지금은 또 어찌 살까, 물꼬는 뭘 해야 할까,
이제 아이가 커서 그런 얘기를 함께 합니다.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고
이제 든든한 친구가 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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