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18.나무날. 맑음

조회 수 1172 추천 수 0 2008.12.29 03:14:00

2008.12.18.나무날. 맑음


방아를 찧었습니다.
햅쌀로 찧는 두 번째입니다.
정미기가 문제가 생겨
지난 여름 막바지는 면소재지 나가서 찧던 쌀입니다.
그런데 햅쌀 거두고
종대샘이 정미기를 뜯어 이 곳 저 곳 털고 닦고 했더니
잘만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청소가 잘 안돼서...”
물건을 잘 쓰는 법의 첫째는 역시 쓰고 닦아두는 것이겠습니다.

덜커덩 방아나 찧어, 히여
거친 밥이나 찧어, 히여
아버님 어머님께 드리옵고, 히야해
남기시면 내 먹으리, 히야해
(방아노래)

기계로 돌리는 것이긴 하나
내 집에서 하는 방아는
디딜방아 연자방아 같은 느낌이 묻어나는 것만 같습니다.
참새가 지나치지 않는 그 방앗간,
사랑이 일던 바로 그 물레방앗간,
물푸레마을 외딴집 연자방아를 돌리던 그림책도 떠오르고...

방아 방아 물방아야
쿵쿵 찧는 물방아야
네 힘이 장하구나
네 힘이 장하구나

덜덜거리며 껍질을 벗겨내는 정미기 앞에서
기억은 풀풀 어린 날로 넘어갑니다.
반듯하게 누워 다리를 굽히고
정강이에 아이를 앉혀 들었다 놓았다 하며 부르던 노래,
어느 가정이고 그렇게 아이방아찧기를 했을 것입니다.
제 어릴 적도 어르신들이 그러하셨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그러하였지요.
아이는 기억을 하려나요?
강원도 산골 어드메 아직 디딜방아를 찧는 곳이 있다하였는데
아이랑 길 한 번 떠나지 싶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1814 2019. 3.22.쇠날. 맑음 / 두 곳의 작업현장, 아침뜨樂과 햇발동 옥영경 2019-04-04 2261
1813 2019. 3.23.흙날. 봄눈 옥영경 2019-04-04 733
1812 2019. 3.24.해날. 맑음 옥영경 2019-04-04 779
1811 2019. 3.25.달날. 맑음 옥영경 2019-04-04 799
1810 2019. 3.26.불날. 맑음 / 한 달, 햇발동 1층 보일러 공사 옥영경 2019-04-04 894
1809 2019. 3.27.물날. 맑음, 바람 많은 / 책 <느리게 사는 것의 의미> 옥영경 2019-04-05 839
1808 2019. 3.28.나무날. 맑음 / 자신감은 어디에서 오는가? (책, <팬티 바르게 개는 법>) 옥영경 2019-04-19 789
1807 2019. 3.29.쇠날. 밤비 / 종로 전옥서 터 전봉준 동상 옥영경 2019-04-19 848
1806 2019. 3.30.흙날. 우박 /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옥영경 2019-04-22 713
1805 2019. 3.31.해날. 흐림 옥영경 2019-05-02 671
1804 2019. 4. 1.달날. 맑음 / 운동장 고무매트 옥영경 2019-05-02 797
1803 2019. 4. 2.불날. 맑음 옥영경 2019-05-07 802
1802 2019. 4. 3.물날. 맑음 / 아비의 마음 옥영경 2019-05-07 667
1801 2019. 4. 4.나무날. 맑음. 조금 오른 기온 옥영경 2019-05-07 681
1800 2019. 4. 5.쇠날. 맑음 옥영경 2019-05-07 736
1799 2019. 4. 6.흙날. 맑음 옥영경 2019-05-07 774
1798 2019. 4. 7.해날. 흐림, 일하기 좋은 옥영경 2019-05-07 770
1797 2019. 4. 8.달날. 맑음 / 빨랫돌 옥영경 2019-05-07 827
1796 2019. 4. 9.불날. 낮 3시부터 비바람, 밤새 쉬지 않고 내리는 비 / 정수기 옥영경 2019-05-12 750
1795 2019. 4.10.물날. 비바람, 간간이 비 흩뿌리고 옥영경 2019-05-12 77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