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달샘네 갔던 날

조회 수 2960 추천 수 0 2003.12.08 23:05:00

< 바탕 가족학교 갔던 날 >

11월 29일 괴산에 있는 용달샘네 다녀왔습니다, 가족학교 바탕.
작은 사고가 있었지요.
가는 길, 차가 한바퀴를 돈 겁니다.
모두 무사했더랍니다.
"우리 오늘밤 꼭 기도하고 자자.
정말 이거 하늘님이 봐 주신 거다, 좋은 일 한다고."
물꼬에서 사는 여덟이 다 간다하였으니
4인가족 기준 두 가정으로 신청을 한 셈이었는데,
품앗이자 논두렁인 필규샘 병구샘도 머물고 있고
또 다녀가는 이들도 있다하기
희정샘이 남아 학교를 지키게 되었지요.
그런데 우리의 물꼬팬(?) 세 가정도 왔더랍니다.
원교네, 규민이와 혜린이네, 성준이와 성민이네.
그 마을에서 두 가정이, 인천에서 한 가정이,
그리고 홀로인 사람들 몇이 같이 어불러 지냈답니다.
동네 총각 민호님이, 바탕이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입들이 모였다데요.
김장도 하고 쪽과 홍화로 옷감 물도 들이고 두부도 만들고,
짚으로 씨래기를 엮다가 그 참에 이엉도 엮어보고,
아이들은 때죽나무로 인형도 만들고,
어른들은 밤새
자기 살아온 이야기와 공동체, 교육에 관한 생각들을 나누었지요.
접어두었던 동짇달 긴긴밤을
하지가 아직도 머나먼데 그 밤에 그만 다 풀어버렸습니다.
혜린이의 어머니, 우리의 모남순여사,
이야, 정말 일 잘하데요.
혜린의 아버지 김영규님의 진지함도 정말 재미난 기억이었구요.
열정 넘치는 기선샘과 의선샘도 반가웠지요.
머슴이라 자처하나 그런 상전이 없는 바탕의 총각 병욱샘의 친절도
참 기분 좋았습니다.
바탕의 주인장 용달샘의 입담도 귀했지만,
무엇보다 바탕을 둘러싼 풍경과 귀틀집,
그것이 주는 감흥만으로도 충분히 소중했던 나들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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