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1.해날. 맑음

조회 수 1232 추천 수 0 2009.02.13 19:41:00

2009. 2. 1.해날. 맑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은 어디일까요...

아이랑 책 한권을 읽었습니다.
“재밌네.”
그리고 아이는 또 읽었습니다.
과테말라 산간 지대의 산 파블로,
이야기가 끝나서 사람들이 길 밖으로 피할 때까지
차가 기다리는 마을입니다.
그 마을에선 자동차보다 이야기가 더 중요하니까요
엄마가 떠났고 그래서 후안도 그 할머니한테 가서 삽니다.
‘가족 중 누군가가 일자리를 잃거나, 아프거나, 남편과 잘 지낼 수 없거나,
아니면 다른 어떤 문제라도 생기면 다들 와서 할머니와 살았고
할머니는 모두를 돌보아주었지요,
사람들이 스스로를 다시 돌볼 수 있게 될 때까지’,
우리들의 모든 어머니들이 그러한 것처럼.
“학교 가고 싶어요.”
자기 몫의 돈을 벌기위해 구두를 닦던 후안도 여덟 살이 되고
학교를 가고 싶었지만 여섯 달이 지나도록 말을 못하고 있었지요.
“뭔가 중요한 거라면, 꼭 말해야만 하는 거란다.
네 자신을 위해 용기를 내야지. 실패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아.
정말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쉬지 않고 노력하면 되는 거야.”
물론, 정말 중요한 것들을 구할 때 말입니다,
‘뜨거운 물이나 전기 같은 것 말고’.
할머니는 말합니다,
‘공부를 하면
왜 어떤 나라는 잘 사는데 어떤 나라는 못 사는지 알 수 있을 거라고,
할머니는 그런 것들에 대해 많이 생각했지만 결코 알 수가 없었다’고.
글을 이미 읽을 수 있었던 후안은 월반을 하지요.
하지만 자신이 똑똑하다는 뜻이 아니면 어쩌나 걱정을 합니다.
“모든 걸 특별하게 잘할 필요는 없단다.
최선을 다하면, 그걸로 족한 거야.”
할머니의 위로였지요.
할머니랑 걷던 걸음은 마을에 있는 여행자 안내소 앞에 멈춥니다.
거기 마을의 모든 집들이 사진 안에 담겨있었지요.
“뭐라고 쓰여진 거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후안이 물었습니다.
“산 파블로가 정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에요?”
“가장 아름다운 곳은 어디라도 될 수 있단다.
네가 떳떳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네가 네 자신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하지만 이렇게 생각했지요. 아주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 또한 나를 사랑한다는 걸 안다면, 그 곳이 바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아, 빼먹으면 아쉬울 대목.
후안이 처음 구두를 닦던 날,
조금 빼먹었지만 이 정도면 됐다는 손님한테
지켜보고 있던 할머니가 말합니다.
“아닙니다. 괜찮지 않아요. 이 아이는 똑바로 일을 해야 해요, 언제든지요. 언제나 일을 제대로 해야 하지요. 그렇지 못하면 절대 벌어먹고 살지 못할 거예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은 어디일까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874 2006.11.10.쇠날. 맑음 옥영경 2006-11-16 1206
1873 2008.11. 3.달날. 바람 불고 하늘은 자주 흐릿하고 옥영경 2008-11-14 1206
1872 2010. 4. 8.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0-04-18 1206
1871 2011. 5.10.불날. 비 주섬주섬 옥영경 2011-05-23 1206
1870 2012. 4.14.흙날. 맑음 옥영경 2012-04-23 1206
1869 2006.11.17.쇠날. 맑음 옥영경 2006-11-20 1207
1868 138 계자 사흗날, 2010. 7.27.불날. 소나기 한때 옥영경 2010-08-04 1207
1867 2008.12. 3.물날. 맑음 옥영경 2008-12-26 1208
1866 2009. 1.30.쇠날. 비 옥영경 2009-02-06 1208
1865 2011. 8.21.해날. 갬 옥영경 2011-09-08 1208
1864 2011.12.11.해날. 흐리나 푹한, 그러다 해도 반짝 옥영경 2011-12-20 1208
1863 예비 실타래학교 닫는 날, 2013. 1.18.쇠날. 맑음 옥영경 2013-02-01 1208
1862 2월 17일 나무날 옥영경 2005-02-26 1209
1861 2006. 9.12.불날. 흐림 옥영경 2006-09-19 1209
1860 143 계자 나흗날, 2011. 1.12.물날. 간밤 눈 내리고, 맑게 갠 아침 옥영경 2011-01-17 1209
1859 7월 6일 물날 장마 가운데 볕 옥영경 2005-07-16 1210
1858 2009. 3. 5.나무날. 비 / 경칩 옥영경 2009-03-17 1210
1857 2011. 5.19.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1-06-04 1210
1856 2012. 4.16.달날. 맑음 옥영경 2012-04-23 1210
1855 2019. 1.31.나무날. 맑음 / 돌아오고 얼마쯤 뒤 옥영경 2019-02-03 121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