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 7.쇠날. 맑음 / 오페라와 뮤지컬 콘서트

조회 수 1209 추천 수 0 2010.05.23 15:34:00

2010. 5. 7.쇠날. 맑음 / 오페라와 뮤지컬 콘서트


새벽달이 어찌나 선명하던지요,
꼭 겨울 밤하늘 같았더랍니다.

이른 아침 버섯을 따냈습니다.
표고버섯 가운데 최상품이 이즘 나오는 ‘화고’이지요.
요즘 한 특수학급에서 함께 씨름하는 교사들과 나누었습니다.
4주 가운데 첫 주를 잘 보낸 선물쯤 되려나요.
한 아이가 얼굴이 까칠하여
하루 두 차례 씻기고 크림을 발라줍니다.
틈틈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밥 먹는 걸 살펴주기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아이들이랑 어버이날을 준비했지요.
봉투를 만들고 카네이션을 접었네요.
아이들이랑 보내는 일이 늘 그러하지만,
아이들보다 제가 더 신났더랍니다.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으로 학습진도 수업을 들어갈 것입니다.

청주예술오페라단의 해설이 있는 ‘오페라와 뮤지컬 콘서트’에
아이들과 함께 있었습니다.
오페라 <지킬과 하이드>, <오페라의 유령>, <마농>, <피가로의 결혼>, <라왈리> 중
잘 알려진 곡들을 들었지요.
<로미오와 줄리엣> 가운데 ‘줄리엣 왈츠’와 <라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
<사랑의 묘약> 중 ‘남몰래 흐르는 눈물’도 들었습니다.
클라리넷 곡과 ‘타이슨의 명상곡’을 바이올린으로 듣기도 하였답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동요 ‘구슬비’ ‘방울꽃’ ‘하늘나라 동화’ ‘어머님 은혜’도 불렀더랍니다.
제법 많은 아이들과 제법 많은 선생님들이 계셨는데,
샘들이 뒤에 주욱 앉아있기 보다
아이들 사이사이에서 함께 있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데요.
그러면 소란함도 덜 할 것 같았습니다.

낼이 어버이날이니 효도해야 한다며 아이들 일찍 보내고
샘들도 일찌감치 학교를 나서서 돌아왔지요.
마침 집안어르신들도 오신다셨습니다.
그런데 대해리 들어와 그만 픽 쓰러지다시피 눈부터 붙였습니다.
아무래도 지난 달날 사고를 피해 무리하게 꺾었던 운전대가
작은 후유증을 남긴 게 아닌가 싶답니다.

해거름에 집안 어르신들이 오셨고
어버이날을 예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마침 장도 담을 것입니다.
부산한 주말일 테지요.
해질녘엔 시금치, 열무, 적치마 상추, 청치마 상추, 완두를 놓았습니다.
감자밭 잡초도 뽑고
고추밭에 똥오줌도 뿌렸네요.

그런데,
늦은 밤, 그것도 10시가 지난 시각,
낯선 차 한 대 학교 마당으로 들어섰습니다.
길을 잘못 든 것 아닌가 했더니 물꼬를 찾은 게 맞더군요.
약속도 없이 온 것도 온 것이지만
그리 늦은 시간이라니...
하기야 오다보니 그리되었겠지요.
예까지 왔으니
밝은 날 국수 한 그릇 말아 들고 가시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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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5. 7.쇠날.더움 / <해바라기 밭 만들기>

오늘 미뤄뒀던 해바라기심기를 하기 위해서 밭을 만들었다. 부지는 전과 같이 간장집 앞이다.
이번에는 다른 때하고는 다른 방법으로 밭을 만들었다. 지난해에 감자밭에 썼던 방법하고 비슷한데 밭을 만들고, 그 위에 비닐처럼 신문을 까는 방법이다.
먼저 흙을 뽑고, 고랑을 깊게 판 후 그 위에 신문을 2겹으로 해서 덮는다. 한쪽은 벽돌에 고정시키고, 아래쪽은 고랑에 넣고 흙으로 묻는다.
이번 비오는 전날에 빨리 해바라기를 심고 싶다. 확실히 이러면 풀이 덜 자랄 것 같다.

(열세 살, 류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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