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저들대로 부산하고,

샘들은 샘들대로 바쁘고,

물꼬 식구들은 또 사람들을 보낼 준비들을 하느라 수선스러웠습니다.

오늘은 아이들 심었던 감자를 서둘러 캐서 집으로 좀 보냈지요.

“여기서 드셔요.”

아이들이 먹어댄 게 얼마나 많냐고 말리는 준환샘이었지만

저들 심고 거둔 걸 부모님들 보는 마음 얼마나 대견하실까 하여

꼭 보내고 싶었습니다.

지난번 덖었던 감잎차와 뽕잎차도 넣었지요.

아이들은 그 사이 자전거를 타고 나갔다 비에 젖어 서둘러 들어왔네요.

 

티벳 변방인(?적당한 호칭이 없기로/티벳독립지지자?) 코라님과 룽타님 하룻밤 묵고 떠나시고,

늦은 아침, 신동훈 할아버지 상여가 나갔습니다.

빗방울 뿌렸지요, 그러다 큰비 되었지요.

대문 앞에서 한참을 서서 상여를 바랬습니다.

‘눈물 아롱아롱 / 피리불고 가신 임의 밟으신 길은 /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 삼만리//

흰 옷깃 여며여며 가옵신 님의 /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 삼만리//’

꼭 미당의 시가 이럴 때 입에 돕니다.

그 마지막 절절한 한 행으로 더욱;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님아’.

부디 부디 훨훨 가벼우소서...

 

저녁, 잔치 잔치 열렸습니다.

어쩜 천막은 평상 넷과 화덕을 들일 수 있게 꼭 맞춤이었습니다.

안성유기였다니까요.

이런 것까지 산골 물꼬의 기적이라 불리는 소박한 이곳이랍니다.

비가 와도 잔치 끄덕 없게 되었지요.

오후 내내 설거지패와 준비패가 나뉘어 움직였습니다.

하은이와 류옥하다는 미나리강회를 위해 물에 빠진 생쥐가 되어 들어오더니,

미나리 이제 질겨 먹지 못하게 되었더라나요.

어떤 것은 뜻대로

또 어떤 건 기대와 달리 그렇게 잔치가 준비되고 있었더랬답니다.

 

잔치상 진행은 준과 가야가 맡았습니다.

아, 가야의 사회를 보다니요.

가위바위보는 때로 이런 상황을 연출할 수도 있더이다.

화덕 철망 위에선 고기가 자글거리고

소세지와 마늘과 버섯이 함께 데굴거리고...

고기는 소사아저씨가 내신 것입니다, 콜라와 함께.

잘 지낸 아이들이 고맙다는 인사이시지요.

당신 마음 그리 표현하고 싶으셨습니다.

밭에서 막 따낸 상추와 고추들이 싱그럽기 더하고,

흉내 팔보채, 치즈떡볶이, 조개국과 오곡밥, 그리고 화채, 쿠키, 케잌, 백설기...

그런데, 모심을 받느라 목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불러서 가면 준비가 덜 돼 또 돌아왔다가 다시 가기를 몇 차례,

드디어 잔칫상 앞에 앉은 게지요.

부엌에서 뷔페로 차려진 것들을 쟁반에 담아와

천막으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운치 있게 들으며 저녁을 먹었더랍니다.

 

설거지를 마친 아이들이 다시 어른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그런데, 오늘따라 교무실도 무지 바쁘고나...

“아고, 내가 잔치를 받아주느라 고생헌다!”

낼모레 예순에 이르는 저는 고단타며 느릿느릿 갑니다.

그 사이 한 쪽 끝에 있던 화덕은 가운데로 옮겨와 무대 중앙에 놓이고

그를 중심으로 평상들이 놓여있었지요.

아이들이 올망종망 앉고...

눈물 나게 사랑스러운 풍경!

 

불가에 둘러앉아 사은잔치 아이들의 합창을 듣습니다.

세 곡을 준비했다나요.

며칠 전부터 노래들을 하기,

“어쩜 그리 노래가 안 되니...” 핀잔 여러 번이었지요.

그래도 마지막 곡은 낫다며 앵콜송으로 다시 들었습니다.

그럼요, 하니 느는 게지요. 하하.

 

이어 편지 낭송이 있었습니다, 한 명 한명.

미처 못 챙긴 두 녀석도 있었지만.

젊은할아버지한테는 주로 그 성실함에 대한 찬사,

묵묵히 뒷배가 되어주신 것에 대한 고마움,

농사일을 가르쳐주신 것에 대한 감사들이었습니다.

선재네 부모님은 소사아저씨를 위해 선물을 보내왔고

선재가 편지와 함께 전하기도 하였지요.

등산복윗도리와 남방셔츠였습니다.

언제 저걸 또 보내오셨대나, 어쩜 그리 적절한 걸 준비하셨을 거나...

눈에 띄는 이들만 챙기기 쉬운데,

고맙고 고마웠습니다.

그 무엇보다 소사아저씨를 저리 챙겨주면 그럴 수없이 고맙습디다.

 

그리고 깊은 어둠 속의 담력훈련.

언제 또 고구마를 이곳저곳 숨겨두었더라나요;

달골 계곡 다리, 쉼터, 티벳길 들머리, 마을회관, 느티나무 아래.

“나는 너들이 바로 무서움이다.”

그래서 빠져도 된다며 교무실에 좇아와 하던 일을 마저 좀 했지요,

날이 날입니다요.

찾아온 고구마가 구워지는 동안

아이들은 몽당계자 실타래 시간에 배운 등돌리기극을 통해

서로의 변화를 찾아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불가에서 샘들은 오래 도란거렸지요.

영현샘이 한번 다녀갔다고 어찌나 편하게 어우러지는지

보기 참 좋았습니다.

아, 모다 모다 욕봤습니다, 이동학교 85일(아직 남았지만)!

 

옥샘께.

100일 학교 때 거의 천사같은 분이셨어요.

저가 아플 때마다 맛있는 죽도 해주시고 간호해주시고 너무 감사합니다.

해건지기 덕분에 몸이 좋아졌어요. 그리고 지역특강도 많이 가게 해주시고 100일 학교가 옥쌤 덕분에 한결 나았어요.

100일 학교 천사 옥쌤! 정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또 저희 엄마보다 더 저한테 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평생 잊지 안을 것입니다.(김유진)

 

...아마 서울 가면 아침에 옥샘이랑 해건지기하는 거랑 얘기나누던 게 기억에 남아 추억이 될 꺼에요...(강다운)

 

...83일(?)동안 저희를 위해 많은 것들 제공해주시고 거의가 바른 길로 자라도록 83일(?) 동안 인도해주셔서 감사해요.

이렇게 저의를 친자식처럼 대해주시는 분은 처음이였던 것 같아요. 다른 샘들이 내색을 않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옥샘은 그런 느낌이 들어요. 그리고 내 마음에 와닿는 ment들을 많이 해주셔서 많은 걸 알았어요.

그리고 옥샘이 요리할 때 그 음식들 정말 맛있어요. 특히 그 햄버거가 제일 맛있었어요, 2단 햄버거.

저의 엄마도 치즈떡볶이, 치킨 등을 해주시는데 옥샘의 그 2단 햄버거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아~주 어떨 때는 옥샘이 요리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해요. 그리고 정말 인샘도 정말 좋으세요.

물자를 하나도 않아끼고 우리를 위해 투자해주셔서 감사해요.

다음에 스승의 날에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꼭 올게요.

건강하게 오래 오래, 건강하세요.(민승기)

 

저는 준입니다, 옥샘. 100일학교 지내면서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저희를 보살펴주셔서 서울집 생각을 조금이나마 덜하게 해주신 점 정말 감사드려요.

옥샘이 저와 함께 지내시면서 우리 모두에게 해주신 말씀들 모두 언제까지나 생각하며 지낼 것 같아요. 그리고 100일학교 기간동안 어머니 같은 모습으로 저희를 대해주셔서 저희가 지내기가 마음이 굉장히 편했어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전 100일학교에 와서 저희 어머니보다 훨씬 솜씨 좋은 옥쌤의 요리에 정말 입맛이 좋아졌어요. 아무튼 100일학교 기간 동안 옥쌤의 맛있는 요리에 항상 밥이 먹고 싶었고 항상 배고팠던 것 같아요.

100일학교에서 지내면서 옥쌤은 정말 우리 식사의 어머니셨어요! 감사합니다.(현홍준)

 

...100일학교를 같이 지냈는데 정이 들어서 해어지는 게 좀 아쉬워요...(편해수)

 

...이제 헤어진다니 정말 아쉬워요.

비록 또 언제 만날지는 모르지만, 만나는 날이 있으면 좋겠어요~

가끔 증조할아버지 산소에 들릴 때마다 놀러올께요~

옥샘과 함께한 시간들 좋았어요.

같이 나물 채취하는 게 특히 재밌었구요~

앞으로 같이는 못하지만, 나물캘 대는 옥쌤 생각이 많이 날 거에요.

다음에 볼 때 건강하고, 기쁜 열굴로 뵙고 싶어요.

앞으로 서울가도 옥샘 잊지 안을께요~(오선재)

 

... 학교에서 옥샘이 쓰신 글 여샘이 읽어주싣너 게 어제 같은데 벌써 갈 때가 다 되었네요... 옥샘, 지금까지 저희를 위해 장소를 빌려주시고 노력해주신 것, 감사드려요.

옥샘의 마음밭은 신기한 것들로 가득차 있을 것 같아요.

옥샘은 말을 재미있게 하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센스가 있으세요~

햄버거 먹을 때는 콜라!

... 그동안 감사드리고, 많은 일들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다음에 물꼬에 놀려올께요~(민하은)

 

... 저희를 위해서 맛있는 음식도 해주시고 저희가 여기서 머물게 해주신 것데 대해 감사드려요.

여기에서 옥쌤을 더 잘 알게된 것 같아요.

언제나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저희한테 주시고 몰래 나눠주시기도 하고......

저희 때문에 힘드실 수도 있는데 최선을 다해서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동안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윤가야)

 

... 87일 동안 어머니처럼, 집처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빠질 살도 찐 것 같습니다. 맛있는 요리, 따듯한 배려, 정말 편했어요.

처음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안 힘든 날이 없으셨을 것 같아요. 언제나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것 감사합니다.

여기서 심적으로 정말 많은 위안을 옥샘께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돌아가기 서운합니다.

말 함부로 했던 것, 일에 열심히 하지 않았던 것, 모두 다 죄송합니다.

옥샘, 지금까지 저에게 가르쳐주신 모든 것 이해해주신 것 다 감사합니다. 만수무강하세요. 5년 뒤에 모두 모여 한잔 합시다... (김다형)

(* 나중에 술을 마시게 되면 꼭 여기 와서 같이 한잔 하자고 했거든요.)

 

... 우리가 같이 생활하는 동안 좋은 이야기도 해주시고 맛있는 음식도 해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제 생일날 음식도 많이 만들어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해요.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세요~(강유진)

 

... 특히 지난번에 돌담마을 사건 때 아지가 “너희들이 싸우면 가슴 아픈, 속상해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셨을 때 옥샘이 생각이 나서 너무나 마음이 아팠어요.

그러나 앞으로는 약속할 게요.

애들과 싸우지 않고, 짜증내면서 애기같이 굴지 않고, 욕하지 않고, 주먹질하지 않고, 사람 눈치를 살피고, 비굴하게 굴지 않고, 아는체하지 않고, 좋은 애들을 보며 맞추고, 애들을 생각하며 말하고, 행동하고, 어깨 피고 다니고, 먹을 것 가지고 매달리지 않고, 사소한 것에 시비 걸지 않을 게요.

... 자꾸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 보면 지금 제가 하느 s행동이 바로 나아질 것 같지는 않네요.

그치만 노력할게요.

사랑해요, 어머니! 어머니 얼굴 봐서라도 열심히, 노력하면서 잘 살아야겠어요.

제 생각에는 지금이 1년 전보다 2배는 나아진 것 같아요. 그러니까 어머니도 절 잘 지켜봐주세요.(류옥하다)

 

 

이 감동을 어찌 다 표현할 수 있으려나요.

아이들은 마지막이라는 시간 덕에

한없이 너그러움으로 어찌나 후하게 인사를 해주던지요.

얘들아,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그리고, 새벽 2시에야 조용해진 달골.

오늘 선재의 날적이는 이러하였답니다.

 

오늘은 아쉽기도 하지만, 즐거운 수요일~

오늘 아침에 자전거를 타러 나갔다. 근데 도중에 비가 엄청내려서 다시 물꼬로 왔다.

올라오는 길에 안경에 비가 내려서 앞이 제대로 안보였다.

그래서 더 힘들었다.

더구나 민망하게 엉덩이 부분만 젖어서 민망했다.

그 뒤 물꼬에서 하루죙일 놀았다.

도중 요리팀이 안와서 자원으로 도와주기도 했다.

정말 여러 가지 일을 많이 했던 거 같다.

야채썰기, 야채볶기, 설거지, 책상닦기, 국물 저어주기, 간보기, 미나리 데치기 등의 일을 했다.

여러 가지 일을 하느라 힘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여러 가지 많이 배울 수 있었다. 그렇게 약 3시간 동안 만들어진 음식은 아주 맛있게 먹었다. 근데, 딱히 내가 무엇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는 음식이 없어서 아쉬웠다. 여러 가지의 도움은 주었지만 딱히 한 음식이 없었다.

그뒤 파뤼가 시작되었다. 음식을 먹는데, 너무 완벽해서 나름 뿌듯했다.

그 다음으로 편지와 합창시간이 있었는데, 노래실력은 예전에 비해 좋이진 듯!

편지를 읽는데, 오그라들어서 민망해도 이젠 못볼 젊은 할아버지와 옥쌤을 생각하니, 감사하고, 눈가가 빨갛게 되었다. 그렇게 낭독을 하고, 담력훈련이 있었는데, 나의 짝은 준, 장소는 나두 잘 모름, 도구는 작은 촛불 가로등도 없고, 바닥은 축축하고, 초는 꺼지고 최악이었다. 둘이 할말도 딱히 없는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했다.

그래도 말은 몇마디를 했다. 그리고 고구마 획득 후 물꼬가는 길에 현홍준이 놀랬켜서 완전 놀랐다. 그렇게 땡스 파뤼는 끝이 났다.

내일이 마자막밤이라서 아쉽다.

 

(7학년 오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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