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28.나무날. 소나기

조회 수 1309 추천 수 0 2011.08.03 23:51:28

 

 

철우샘이 돌아왔고,

최영미님 계속 머무십니다.

계자 사람들 들어오기 이틀 전입니다.

소사아저씨는 모둠방 장판을 갑니다.

새 것인 건 아니고 좀 덜 낡은 게 창고에 있었던 거지요.

해우소 뒤란 물건들도 정리합니다.

최영미님은 옷방을 정리하기 시작했지요.

이불을 빨고 청소를 하고 밥을 먹고 사는 일이 단순하나

결국 우리를 채우는 것들은 그런 일상이다 싶어요.

이곳에 살수록 이게 사는 거려니 싶답니다.

순간순간이 쌓여 나를 이루는 것이니

일상 어느 것 하나 허접한 게 없겠습니다.

 

주욱샘이 제자 고 준샘과 함께 왔습니다.

느지막히 저녁들을 먹었지요.

야외체육활동에 대한 가능성을 물꼬의 계자에서 발견했다던 그는

물꼬의 프로그램들을 연구한 또 다른 논문을 쓰고 있습니다.

가끔 전화로 인터뷰를 하기도 하지요.

국립대 교수임용을 받은 뒤

작년에 물꼬를 연구하는 활동으로 대학의 지원을 받아

이곳에 경제적 도움을 주기도 하였더랍니다.

이번에는 석사논문을 쓴 그의 제자가 교사로 임용되기 전

물꼬의 여름에 손을 보태겠다며 인사를 넣으러 왔습니다.

겸사겸사 주욱샘 함께 온 것이지요.

 

그런데, 뭐 필요한 게 없냐는 연락이 왔더랬습니다.

수박이나 한 덩어리 사오라 했지요.

“옥샘을 위해서 뭐 산 건 있고...”

궁금했지요.

“대전 시내를 다 돌아 딱 두 개 샀어요. 아보카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마 그거 좋아한다 말을 했던가 봅니다.

그런데 수입과일이라

언젠가 두어 번 잔뜩 먹고는 굳이 사서 먹을 생각을 않았던 거지요.

“아보카도 예찬론을 읽고...”

말을 했던 것도 아니고 언젠가 물꼬 홈페이지 어느 구석에 들먹인 적 있었던가 보지요.

그걸 읽고 언제 여기 올 적 사 오마 벼르고 있었다던가요.

사람을 생각한다는 것,

그것이 부른 감동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제가 참 못 하는.

 

유구히 그리고 면면이 이어지는 인연들에 대해 생각합니다.

국제유스캠프로 주욱샘을 만나고

그의 가족들을 빈들모임에서 보고

임용뒤 연구대상지로 만나고

그리고 그의 제자가 계자 품앗이로 옵니다.

대학생 때 품앗이였던 친구가 교사가 되어 그의 제자들을 새끼일꾼으로 보내고,

품앗이였던 샘이 결혼하고 아이 낳아 그 아이 계자를 오고...

고 준샘은 원래는 두 번째 일정에 붙기로 했으나

첫 일정이 든든해야 세 일정이 모두 안정적이겠기에

일정을 바꿔달라고 부탁합니다.

흔쾌해 수락하셨지요.

그리 또 일이 되어갑니다.

 

“물꼬를 만나서 인생이 바뀌었어!”

주욱샘이 그리 말해주었더랬습니다.

누구의 인생이 그럴 수 있는 영광이라니...

어떤 만남들은 때로 다시는 돌아보고 싶지 않은 것일 때도 있으나

우리를 보다 긍정의 세계로 데려가는 인연 또한 적지 않지요.

고마운 일입니다, 참으로 느꺼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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