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8일, 숲 속에 차린 밥상

조회 수 3651 추천 수 0 2004.06.20 01:58:00

아이들이랑 눅눅한 숲에 갔을 땐데요,
잎들은 아직 비를 머금고
길도 축축했더라지요.
날은 땀나지 않을 만치 덥고
숲은 위험하지 않을 만치 우거져있었더이다.
아이들이 식탁을 차렸지요.
갖가지 잎으로 그릇부터 마련하고
숟가락 젓가락부터 상에 올렸습니다.
국수가락에 고명도 얹고
달걀도 부치고
잡곡밥에 김치도 통으로 놓고
아, 하늘나리로 장식하는 것도 잊지 않았지요.
후식으로는 나리꽃 봉오리를 벗겨 바나나로 내놓았습니다.
큰 형아 성학이부터 젓가락질을 하고
모두 맛나다 맛나다 야단입니다.
온 마을이, 온 산이, 장난감으로 넘쳐납니다.
날마다의 경이가
날마다의 우리 삶 속으로 걸어 들어오고...
우주 창조력에 우리 존재 또한 관여하고 있음을
오늘도 이 숲에서 자연스레 깨닫는다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822 2014.10.20~21.달~불날. 비 내린 종일, 이튿날 쉬고 내리고 옥영경 2014-10-31 661
1821 2014. 8.24.해날. 맑다고 하기 조금 아쉬운 옥영경 2014-09-20 661
1820 2014. 6.30.달날. 맑다기엔 좀 옥영경 2014-07-16 661
1819 2014. 6.23.달날. 소나기 옥영경 2014-07-10 661
1818 2014. 5.26.달날. 갠 하늘로 바람 거세게 휘돌고 옥영경 2014-06-13 661
1817 2014. 4.23.물날. 맑음 옥영경 2014-05-23 661
1816 2014. 1.22.물날. 맑음 옥영경 2014-02-18 661
1815 169계자 여는 날, 2022. 1. 9.해날. 흐리게 시작하더니 정오께 열린 하늘 / 학교가 커졌다! [1] 옥영경 2022-01-13 660
1814 2016. 7.17.해날. 갬 옥영경 2016-08-06 660
1813 2015. 7.30.나무날. 맑음, 보름달 옥영경 2015-08-05 660
1812 2015. 7.11.흙날. 저녁비 옥영경 2015-07-31 660
1811 2015. 6.30.불날. 흐린 하늘 위로 비 잠시 묻어온 옥영경 2015-07-28 660
1810 2015. 6. 6.흙날. 맑음 옥영경 2015-07-08 660
1809 2015. 4. 9.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5-05-07 660
1808 2014.10.24.쇠날. 하늘 좀 봐요, 가을하늘 옥영경 2014-10-31 660
1807 2014.10.22.~23.물~나무날. 비 내리다 갬 옥영경 2014-10-31 660
1806 2014. 6.19.나무날. 흐림 옥영경 2014-07-04 660
1805 2014. 6.18.물날. 가끔 흐림 옥영경 2014-07-04 660
1804 2014. 5.10.흙날. 맑음 옥영경 2014-06-04 660
1803 2014. 3.12.물날. 비 옥영경 2014-04-05 66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