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31.달날. 맑음

조회 수 1234 추천 수 0 2011.11.11 17:37:36

 

기본호흡에 대배 백배만 한 아침 수행.

 

학교를 지키는 진돗개 장순이가 새끼를 낳고

그들의 소식을 열심히 전하는 아이는

예전 개에게 별 관심도 없었더랬습니다.

그러나 새끼가 태어나고,

그들을 돌보면서 사랑하게 된 것이지요.

기르거나 키우는 그런 과정이 아이들에게 필요합니다.

‘존재’에 대한 사랑, 나아가 이해가 생기는 게지요.

 

식구들은 종일 마른풀을 정리했습니다.

돋는 풀은 그것대로,

자란 풀은 자란대로,

그리고 이렇게 마른 뒤엔 그것대로 또 풀 일입니다려.

운동장가 도랑이며 가장자리, 소나무 둘레와 농기구집 주변을

예취기로 혹은 낫으로 쳐냈더랍니다.

 

어닌 젤린스키가 그랬다나요,

인간의 걱정 가운데 40%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이고,

30%는 이미 일어난 일이며,

22%는 사소한 일,

4%는 절대로 바꿀 수 없는 일,

그리고 단 4%만이 우리가 실제로 걱정할 일.

그런데 어이하야 우리는 자주 걱정이 태산보다 높단 말이던가요.

감정에 끄달려 다녀 그럴 테지요,

흔히 깨어있지 않아 그렇다는.

“걱정 맞아?”

물을 일이겠습니다.

 

내일은 단식 여는 날.

봄가을 이레 단식 가운데 가을 단식 첫날입니다.

밥 한 그릇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면

세상이치를 다 깨달은 것과 같다던가요.

그 밥 한 그릇 알려고 하는 단식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삶 속에 있는 죽음,

태어나는 순간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의 의미들을 새길 것입니다.

그런데 무어니 무어니 해도 역시 가장 큰 수혜는 성찰일 테지요,

내가 무엇을 먹고 있는가, 어떻게 먹고 있는가,

어떻게 생활하며 무슨 생각을 하는가 하는.

날씨가 흐리면 몸도 찌푸덩하지요.

무겁습니다.

비물질도 그러하거늘

하물며 음식, 그건 얼마나 더 강력하고 직접적인 영향일지요.

곡기를 끊고 깊이 침잠하며

그렇게 또 이 가을의 이레 단식을 맞이합니다.

죽었다가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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