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지 싶습니다.

흐린 아침 하늘 아래 고래방으로 건너갑니다; 해건지기.

‘따뜻하게 불을 지펴주신 분들께 감사하며 일어난 아침이었다.’(휘령샘의 하루 정리글에서)

샘들이 먼저 수행을 한 공간은 맑은 기운으로 아이들을 맞습니다.

‘저번에(* ’계자 준비위원회’를 말합니다) 왔을 적보다 대배할 때 느낌이 상쾌하고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많은 것들을 떨쳐내고 모든 것들의 행복을 기원하니 마음이 참으로 평안했다.’(휘령샘)

‘아침에 일어나 아이들을 깨우기 전 나 자신을 수행하는 시간을 가졌다. 비몽사몽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는 것보다 이런 시간을 가지니 오늘 하루를 더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다.’(규희샘)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 선생님들끼리의 명상시간을 가졌다. 아침에 일어나면,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 안들었었는데, 아침을 명상을 통해 시작하니 준비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항상 ‘교사’로서 준비된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윤정샘)

 

아침을 먹기 바쁘게,

손풀기 직전 손님들이 들어섰습니다.

‘EBS 한국기행-영동편’에서야 미리 약속한 바가 있었지만

지역의 한 신문사에서도 예고 없이 온 거지요.

다행히 물꼬 홈페이지를 꼼꼼하게 읽어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왔고,

사진만 몇 장을 찍어가고 싶다 하였습니다.

전체 흐름을 위해 류옥하다와 아이 몇을 빼내 촬영팀에 붙입니다.

마침 우리들도 눈밭에서 놀 오전이지요.

 

‘손풀기’부터 합니다.

겨울 아침볕이 쏟아져 들어오는 구들방에서 하는 그림그리기면 더할 나위 없겠건만

흐린 아침이어 아쉬우나

그래도 밝은 창이 그림자를 잘 만들어주고 있었습니다.

명상하듯이 잠시 선그리기에 집중하였지요.

 

‘들불’.

책방 현관 앞 평상이며 야외용식탁에 샘들이 판을 벌이고

마당 한켠에 불도 지폈습니다.

왁자했겠지요.

뭐랄까요, 마치 시장 같았습니다.

아줌마들은 달고나 떡꼬치 가래떡 쑥인절미 은행을

굽고 바르고 묻히며 아이 손님들을 불러 모으고 있었지요.

세훈이도 시장돌이로 구두닦이 소년처럼 물건을 팔았더랍니다.

빨래를 널러가던 아리샘도 기웃기웃.

눈밭에서 뛰어놀며 아이들이 틈틈이 달려가 먹고 또 먹고,

피워둔 나무더미에선 익어가는 고구마가 단내를 피우고...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오늘의 최고봉은 팥빙수!

여기가 어딘가요, 청정지역 아니던가요.

그릇에 깨끗한 눈을 퍼오면

샘들이 팥에 연유에 우유에 시럽에 젤리까지 얹어줍니다.

얼마나 부드럽던지요.

“진짜 최고예요!”

겨울마다 이렇게 먹어야겠구나 했더라지요.

 

그 시간 방송촬영, 안에 들일 데 없어 산 속에 둔,

아무도 밟지 않은 눈 하얗게 덮인 물꼬의 아이스링크에서,

그리고 저 건너 눈썰매장에서

류옥하다, 일환, 해찬, 성재, 도영, 자누, 훈정이 놀았습니다.

나중에 승진이와 재용이도 합류했더라지요.

산골에 찾아온 아이들 풍경, 그런 거였나 봅니다.

“저는 왜 안 해요?”

해준이가 쫄쫄거리고 다니며 자기도 카메라에 담기고 싶다

때늦게 예쁘게 조르기도 하였지요.

 

7학년 현진이가 하루 늦게 들어옵니다.

시작이 늦으면 참가할 수 없도록 하고 있으나

워낙 오래 왔던 아이라 무리 없으리란 판단이었습니다.

점심께 들어왔지요.

성재 얼굴이 폈습니다.

절친한 두 벗이 먼 중학교를 가게 되면서

1년여 만에 여기서 만나는 거였지요.

 

점심엔 국수를 먹었습니다.

밥상머리 공연으로 아리샘이 백석의 ‘국수’를 읽었습니다.

‘눈이 많이 와서

산엣새가 벌로 나려 멕이고...

이것은 아득한 녯날 한가하고 즐겁든 세월로부터

실 같은 봄비 속을 타는 듯한 녀름볕 속을 지나서 들쿠레한 구시월 갈바람 속을 지나서

대대로 나며 죽으며 죽으며 나며 하는 이 마을 사람들의 으젓한 마음을 지나서 텁텁한 꿈을 지나서

지붕에 마당에 우물 둔덩에 함박눈이 푹푹 쌓이는 여늬 하로밤

아베 앞에 그 어린 아들 앞에 아베 앞에는 왕사발에 아들 앞에는 새끼사발에 그득히 사리워오는 것이다.

...

이 그지없이 고담枯淡하고 소박素朴한 것은 무엇인가.’

아름다운 산마을 한낮이었습니다.

 

열린교실.

교실들이 열리고 아이들이 수강신청을 했지요.

폐강의 위기에서 ‘새달력’를 구한 건 규범.

새해소망이 담겼습니다.

예를 들면, 용돈을 올려주면 좋겠다.

모던한 휘령샘의 달력도 감탄을 자아냈답니다.

 

‘새해엽서’엔 주희 태희 정인 해온이가 들어갔습니다.

밋밋하지 않을까 싶던 교실이더니

아기자기하게 잘 꾸렸더랬지요.

 

‘한땀두땀’: 민채 다경 해인.

민채는 토끼를 만드려다 나비가 되었다나요,

해인이는 클로버를 만들려다 나비가 되더니.

다경이는 그냥 바늘과 실로 그게 무어든 꿰매보고 싶었다지요.

 

‘뚝딱뚝딱’을 진행키로 한 태우샘이

새벽 할머니 부음을 받고 점심 버스로 나갔습니다.

새끼일꾼 가람형님 홀로 하게 생겼는데,

든든한 형아들 세훈 도영 류옥하다가 지원군이 되었지요.

동윤이를 비롯해 공동창작으로 의자가 나왔고,

강우는 로봇을(팔이 움직여요!), 은섭은 용을, 규한이는 보트를 만들었네요.

그런데 강우와 규한이 걸 합체해보라는 뽐내기 시간 관객들 권유에

(성휘가 젤 큰 목소리였는 걸요)

그리하니 정말 몸통 다 갖춘 로봇 되었답니다.

헌데, 기운이는 왜 빈손이었던 걸까요?

참, 류옥하다는 여기 산다고

어느 틈에 어른들 해우소 문 빗장이 덜그럭거리거리는(높기도 하고) 걸 보고

손이 닿기 쉬운 곳에 빗장을 달기도 하였지요.

 

‘연지곤지’에서는 수연 자누 지우 수빈 세영 승희가

립밤을 만들었습니다.

예쁜 통과 바셀린, 드라이기, 칫솔, 색소, 립글로즈들을 챙겨

모여 앉아있더군요.

 

‘춤바람’은 유경 윤지 현지 효정이 고래방에서 쿵쾅대더니

뽐내기 시간 대신 대동놀이 앞서 공연을 한다 했습니다.

구성원들이 큰 아이들이라(‘나이 많아서’라던 유진샘 표현이 있었음) 걱정이었다더니

잘들 즐기더라나요.

일찍 끝나 돼지싸움도 하고 닭싸움도 하였더랍니다.

 

‘단추랑’: 승진 동현 홍천 성근 태근.

홍천, 어린데도 알아서 챙기고 자기가 필요한 것들을 잘 전달하더랍니다.

성근과 태근이는 5학년 3학년인데도

유치원 아이들처럼 둘 다 사소한 것까지 어떻게 해야 하나 묻더라지요.

아직 아이이고 싶어 했나 봅니다.

툴툴이 승진이는 여기서도 툴툴툴,

이왕이면 예쁘게 말하기가 이번 계자 숙제가 되었답니다.

 

정환샘이 의욕적으로 준비한 ‘지도랑’이

윤지로 겨우 살아남았습니다.

하지만 혼자서도 재밌고, 열심히 하였다지요.

그리하여 물꼬에 새로운 거리 단위가 생겼더이다,

이름하여 윤지스텝!

 

‘다좋다’: 일환 재용 훈정 현지 성재 해찬 현진.

재훈샘과 재용 일환 해찬이는 뒤란으로 가서 장작을 패고

(정환샘이 틈틈이 패던 장작입니다.)

훈정 성재 현진 현지는 연탄재를 부수었다지요.

그러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몰려가기도 하고.

 

이번 열린교실에선 만화동아리도 생겼습니다; ‘자유만화’

지수, 성휘, 우열, 성빈, 혜준이가 동아리 회원들이었지요.

만화가 철욱샘이 안내하였습니다.

뽐내기 시간의 작품발표회에 철욱샘의 해설이 요절복통이었지요.

그에게 이런 면이 있는 줄 예전에 미처 몰랐다고

샘들이 더 뒤로 넘어갔답니다.

모두 만화를 보겠다고 무릎걸음으로 기어들 가는 모습이

또 하나의 즐거운 만화 한 컷이었지요.

(* 이 글 맨 끝에 철욱샘이 했던 작품설명을 덧붙입니다)

 

샘들 숨도 못 돌리게 ‘보글보글’이 바로 이어집니다.

무엇이 필요한가 짚고 시장 보는 것부터 아이들이 합니다.

우열 강우 동현 규범 시경이가 볶음밥을 볶고

승진 홍천 동윤 해인 지우 주희 재용이는 호떡을 구웠지요.

동윤이는 샘을 자꾸 시키려 들던 걸요.

부침개는 윤지 윤경 자누 현지 훈정이가 부쳤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곳은 물꼬 밖에 없어요.”

윤지의 평에 유진샘, 자부심으로 어깨 힘들어갔습니다요.

떡볶이에는 정인 해온 태희 지수 성휘가 있네요.

 

고구마 맛탕은 규한 태근 성근 세훈 민채 기운이가 만들었습니다.

한국 사람들 참을성 없다는 규한의 촌평이 있었고,

태근 성근이는 하늘을 찌르는 식탐가라 불렸지요.

젤 많이 먹고도 끝난 뒤 배고파한 형제였습니다.

세훈이는 큰 형님으로서 동생들 챙기고

튀기는 것도 도맡아하였지요.

‘민채는 처음부터 끝까지 잘 앉아있던 아이였고,

기운이는 참 열심히 따르는(모든 것에서도 그러했듯) 아이였다’는

진행샘의 언질도 있었지요.

해찬 인섭 일환 도영 성빈 류옥하다는

만두를 빚었습니다.

맛있게 됐고,

큰 아이들이라 수월하였다는 진행샘.

 

보글보글방에 효정이와 수연이, 신청자 이름이 없었지요.

설거지를 돕겠다 나섰댔습니다.

보글보글에서 나온 설거지는 샘들이 아이들에게 하는 선물이지요.

7학년들이 벌써 그렇게 뒷배 노릇을 합니다.

그런데, 샘들 설거지가 수월했다 합니다,

밥바라지 선정샘이 너무 많이 해둔 거지요.

두 계자를 내리 밥바라지를 하며 손목이 얼마나 시큰거길 터인데

어떻게든 전체 흐름을 도우려 그리 애를 쓰고 계십니다.

 

한데모임.

노래와 손말과 화백회의.

무수한 말들과 마음이 나오고 정리됩니다.

이어 대동놀이.

오늘은 교원대 규희샘 윤정샘 정환샘이 진행키로 했지요.

광란이었습니다.

“물꼬에서 이런 음악을 들을 수 있다니...”

최근 유행하는 빠른 박자의 음악이 흘러나왔지요.

‘그러나 대동놀이가 별나고 어려운 게 아니라

다 같이 어우러져서 신나게 놀면, 재미있으면 되지.’하며

‘하지만 물꼬다움을 지켜갈 수 있으면...’이라고도 했습니다.

“5일 중 하루니까.”

하루쯤 그리해도 좋지 않겠는지요.

좋습디다.

노래 하나로 이루어지는 애들의 몰입이 신기하기도 하고...

한 마음으로 응원가를 부르는 대동의 노래였습지요.

“군대인 줄 알았어요.”

휘령샘은 그 놀라움을 그리 표현하기도 했더랍니다.

은섭과 승진, 닭싸움이 사람싸움이 되기도 했네요.

참, 저녁엔 기운이와 홍천이 부딪히기도 했더랬구요.

진행을 끝낸 규희샘,

“모두의 소리를 듣는다는 것이 참 어렵더구요.

아이들의 모든 말을 들어주고 싶지만 그렇게 해주지 못하는 게 많이 아쉽고...”

 

아이들 모둠 하루재기가 끝나고 샘들 하루재기.

진주샘, 힘을 내면서 이어가는 아이들 뒷간 청소에 대해 돌아봅니다.

‘청소가 수행이다. 더럽고 싫은 일 그래도 해보면 웃음나고 뿌듯하다. 그 화장실을 잘 쓰는 아이들을 상상하며 숨을 참고 닦았다. 익숙해진다.’(하루 정리글에서)

기특하고, 고맙습니다.

아이들도 그렇듯 어른들도 갈등을 일으킵니다.

당연하지요.

오늘은 잠자리 문제로 샘 둘의 의견차가 있었습니다.

아이들 눕고 싶은 대로 눕게 해야지 않느냐,

아니다, 나중에 들어가 누울 어른들을 위해

한쪽으로 좀 몰아서 자자고 배려를 요구(?)할 수도 있지 않느냐, 그런.

“좋은 일에 함께 복무하러 와서

다들 애쓰고 있음을 잊지 맙시다.

...어른들도 같이 지내려 온 것이니 살필 필요가 있겠습니다.

나는 그래, 하고 아집을 세울 게 아니라

나는 그런데 너는 그러하구나, 하며 서로 조율하기!

...결국 모두가 함께 살기 연습을 하는 자리 아닐는지요.”

고마운 일들입니다.

 

그리고, 앞서 못다 한 만화동아리 이야기:

(* 순전히 철욱샘의 글에 의존합니다.

계자 마치고 후속모임까지, 그리고 뒷정리까지 함께 하고 간 걸음이라,

또 마감해야할 그림이 있었던 터라

마음이며 손이 다 바빴을 것을 기록에 원활하라 글 보내주었지요. 고맙습니다.)

결론은, 신진작가들 만세!

 

박혜준 작가는 ‘비밀편지’ 라는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이 작품은 발신자가 밝혀지지 않은 편지가 주요소재로 등장해 추리물의 느낌을 가지며 진행됩니다.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남녀주인공은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지만 여주인공이 보낸 비밀편지의 발신인을 남자주인공이 추리해 맞추면서 새로운 관계가 시작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작품 구석구석 만화적 표현들을 가미하고 삼등신으로 그려낸 캐릭터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돕습니다. 발신자를 추리하는 동안 배치된 컷들은 시간의 경과를 알려주는 연출로 세련되게 사용되었습니다. 무리하게 사건의 긴장을 끌고 가지 않고 짧게 마무리 지으며 발신자가 밝혀지는 순간 1화를 마무리해 다음 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것 또한 굉장히 재미있는 연출입니다.

 

안성빈 작가는 여섯 컷 의 짧은 만화들을 그려 연결하여 ‘돼지와 미꾸라지들의 전쟁’ 이라는 만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짧은 만화들을 삼회까지 그려 스케일을 넓히는 방법이 흥미로웠습니다. 캐릭터의 기본형은 유지하면서 작은 특징들을 추가해 각각의 개성을 부여한 것이 재미있습니다. 캐릭터 개별의 특징을 설명하는 컷을 따로 마련하여 독자에게 알리는 것으로 만화를 시작해 읽는 사람들의 몰입을 돕고 작가 스스로 기억하기 쉽도록 만들었습니다. 글과 그림이 함께 이미지를 구성한다는 것을 적극 활용하여 과감한 글자크기와 배치로 작은 컷에도 시원시원한 느낌이 듭니다. 캐릭터의 표정과 움직임을 과장법과 만화적 표현을 구석구석 사용하여 그림의 변화가 크지 않음에도 역동적으로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김우열 작가의 작품 제목은 비밀통로입니다. 길을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비밀통로에 들어선 주인공은 좀비들과 쓰러져 있는 단짝친구를 발견합니다. 좀비들의 습격에 적극적으로 대항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흥미를 유발합니다. 비밀통로를 따라가며 무기를 얻고 좀비와 싸우며 친구를 구하는 내용이 진행되면서 점점 고조되어 결국 승리하고 전리품을 얻는 모습이 재미있는 게임을 하는 느낌입니다. 좁은 칸 속에 동일한 방향으로 그려진 캐릭터들은 좁은 비밀통로의 느낌을 잘 살렸습니다. 좀비의 디자인이 다양하고 그림이 아기자기해서 좀비가 등장함에도 큰 부담감 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움직임의 방향을 화살표로 표시한 것이 신선합니다.

 

박성휘 작가는 친구들 사이에서 있을 수 있는 갈등을 그린 ‘놀림 받는 순이 와 놀리는 철이’를 만들었습니다. 철이는 수업시간에 화장실에 간 순이를 놀립니다. 별 이유도 없이 따라 다니며 놀리는 철이가 순이는 짜증납니다. 쉽게 생각했다면 작가가 둘을 싸우게 만들고 갈등을 더 크게 보이게 했겠지만 과감하게 마지막 컷에서 몇 년뒤로 시간을 넘겨 사이가 좋으며 어떻게 보면 상황이 역전된 듯한 모습으로 마무리를 지음으로써 놀림이 악의가 아니라 호감에서 표현 된 것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아이들끼리의 놀림은 어쩌면 호감과 사이가 좋아지기 위한 놀이의 한 방법일수도 있겠다는 메시지이거나 혹은 두 주인공이 갈등을 현명하게 마무리 지었다는 스토리가 숨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연출을 보면 첫 컷과 마지막 컷에 크게 컷을 써서 전체적으로 시원시원한 느낌을 주고 이야기의 시작과 맺음의 시간경과와 반전을 더욱 효과적으로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박지수 작가는 동요를 가지고 만화를 만들었습니다. 물꼬에서 밥을 먹기 전에 부르는 밥가를 가지고 단락을 나눠 단락마다 어울릴 이미지를 생각해 붙였습니다. 작가는 물꼬에서 밥가를 접했기 때문에 물꼬에서 밥 먹는 장면을 떠올리며 작업을 했습니다. 어떨 때 부르는 것인지 상황설명과 부르는 장소와 그때의 흐름까지 만화로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부르는 장소의 구석구석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지나가는듯한 연출이 재미있고 함께 먹는 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인지 인물이 작고 여러 명이 등장하도록 그린 것도 흥미롭습니다. 화면은 위에서 보도록 하여 한눈에 들어오도록 그렸습니다.

 

이번 만화방에서는 아이들에게 만화를 그리게 할 때, 이야기를 그림과 글을 함께 사용한 컷으로 이어가는 것에 재미를 느끼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야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스스로 글을 쓰고 그것을 만화로 만드는 작업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작업의 주제로는 총 세 가지를 제안했습니다.

하나. 동요의 단락을 나누어 떠오르는 이미지를 붙이기

둘. 물꼬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려 만들기

셋. 자유롭게 떠오르는 이야기를 가지고 만들기

그중 이미 이야기가 있는 아이와 즉석에서 떠오른 아이들은 자유 주제를 선택했고 이야기를 급하게 만드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아이에게는 결과물이 대체적으로 만족스럽게 나오는 동요를 제안해서 흥미가 떨어지지 않도록 했습니다.

 

만화를 그리는 수업을 같이 했다는 소속감과 함께 뽐내기 시간에 자신의 작업물을 발표하는 것에 부담감을 줄이고자 만화동아리로의 연대를 제안하고 아이들에게 스스로 이름을 짓도록 하였습니다. 정해진 이름은 ‘자유만화’로 결과적으로 아이들의 작업물과 물꼬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동아리 이름이 지어졌다고 생각됩니다.

주제제시를 마치고 각자 주제를 정한 후 에는 복잡한 이론적 설명보다 기본적인 만화작법을 설명하고 쉽게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 아이에게는 최대한 간단하게 그리는 예시를 보여주어 그림을 그릴 때 의 긴장을 해소하여 쉽게 그릴 수 있도록 유도했습니다.

 

짧은 시간 나온 결과물로 봐서는 흥미 있고 좋은 작업물이 나온 것 같아 흐뭇했습니다.

역시 아이들은 언제나 생각이상의 상상력과 표현력을 가지고 있다고 재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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