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들은 이 봄에 날마다 알을 꼬박꼬박 두 개씩 내놓고 있습니다.
소사아저씨는 오늘 닭장 둘레 쥐구멍을 막았습니다.
우리에게는 그 구멍으로 드나든 쥐였거나 족제비였던 녀석들로부터
공격받고 목이 잘린 병아리를 보기도 했던
지난 해 봄이 있었더랬지요.
개구리, 날이 젖자 그들이 먼저 알고
논물에서 울어댑니다.
봄밤입니다.
엽서를 몇 장 씁니다.
여행길에 챙기지 못한 몇입니다.
여행길에 보냈던 여러 장의 엽서는 아직 오지 않고 있습니다.
사람 온지는 몇 날이나 되었으나.
항공메일이라 했는데 선편으로 오나 봅니다.
지역신문에 쓰고 있는 ‘산골편지’가 벌써 열다섯 편에 이르렀습니다,
올 상반기 주에 한 차례 쓰기로 한.
오늘도 원고를 보냅니다.
지난 달포 가까이 실크로드의 오아시스로를 다녀오고,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 하더라도,
학기 가운데 다녀오자면 미리 할 만큼 하고 떠났다 해도 쌓여있는 일이 만만찮은데,
그런데도 다 밀치고
부랴부랴 인접한 이웃 도시를 건너가 하룻밤을 보내고 온 사연,
그리고 우리 삶에 우연이란 무엇일까,
그 우연이 낳은 결과들에 대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