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사막의 한 마을에
이집트 사막의 어느 마을에
다리가 마비된 소녀가 있었다
양을 치며 명랑하던 소녀는
학교에 보내지고 난 어느 날
갑자기 다리가 마비되었다
소녀의 아버지는 깊은 사막의
수도자가 살고 있는 암자로 데려가
우는 소녀를 문 앞에 두고 가버렸다
수도자가 노을 진 사막 길에 물을 길어오다가
울고 있는 소녀를 보고 물었다
누가 널 여기 데려다 놓았느냐?
아빠가 날 버리고 가버리셨어요
수도자는 무릎을 꿇고 소녀의 눈을 보며
일어나 쫓아가 아빠를 붙잡아라! 하고 말했다
그 순간 소녀는 아버지를 찾으러 달려갔고
그리하여 그들은 함께 집으로 갔다
두려워하지 마라
일어나 너의 길로 달려가라!
(참사람의 숲에서 박노해 2013 06 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