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5일 해날 흐림

조회 수 1300 추천 수 0 2004.12.10 22:11:00

12월 5일 해날 흐림

낙엽방학을 끝낸 아이들이 돌아왔습니다.
예서 흙먼지에 뒹굴며 살다
집에 다녀왔다고 몰골들이 말짱해서 어찌나 잘생겨들 보이던지...
"옥샘, 채규는 웃겨요."
채은이가 반기며 다가옵니다.
"집에서 심심하니까 '하다랑 놀고 싶다' 그래요."
류옥하다랑 맨날 싸우면서 말입니다.
경주를 갔던 하다 역시 칸공책을 열권 선물 받았더랬는데
"채규형(이럴 땐 형이라 꼬박꼬박 불러주지요)도 줘야지."
그랬더이다.
"야, 채규, 그러니까 있을 때 잘 해줘."
글쎄, 그래도 싸움은 계속된다, 뭐 그럴 테지요.
"모임을 좀 천천히 할까?"
땀을 뻘뻘 흘리며 섞이고들 있데요.
수다를 다 털 때까지 기다립니다.
지들도 회포라는 게 있겠지요.
아이들이 없는 고요가 좋기는
딱 일주일이 다다싶데요.

학교에서는 낙엽방학 끝물 한 이틀
조릿대집 이곳저곳 손 좀 보았더이다.

그리고,
옮겨놓고 싶었는데 놓쳤던 날적이 하나를 찾았습니다.

<잔디 숲 속의 이쁜이>를 다 읽었다. 꼭 우리가 사는 것 같았다. 처음엔 이쁜이가 어려서 일을 하며 자유없이 살다가 자유롭게 살려고 집에서 뛰쳐나와 먹이를 찾고, 집을 짓고, 결혼을 해서 아기를 낳고 살아가는 이야기다. 자유가 어떤 건지 이제서야 알았다.

(2004년 11월 22일 달날 / 2년 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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