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대비 내리는 서울에서 걱정들이 날아들고 있습니다.
멀리 아이들 보내놓고 눈앞에 없으니 부모님 마음이 왜 아니 그러시겠는지요.
참말 절묘한 물꼬의 날씨입니다.
바깥 일정 다 끝내고 들어오자
기다렸듯 여기도 천둥 번개와 함께 억수비 내렸더랍니다.
별일 없냐 안전하냐 물으시는 거지요?
예, 아무 일 없습니다.
애들이 좀 목소리 높고, 애들이 좀 많이 웃고, 애들이 좀 많이 먹고 있습니다.
“내가 집에 전화해 줄게, 밥 좀 멕이시라고.”
산사태가 걱정되는 곳도 아니랍니다.
산마을 가운데 학교가 있지요.
교사(校舍)도 오래 되었긴 하나 단층이라
혹여 우려하시는 일이 생기더라도 탈출이 어렵지 않은 구조랍니다.
아이들은 저희가 함께 있겠습니다.
아이들이 비운 집을 잘 지켜주시옵기, 그 시간을 즐기시옵기.
이제 곧 대동놀이로 넘어갑니다.
비 많아 운동장 가로질러 고래방까지 가려니 어설퍼
모둠방에 모두 모여 움직임을 조금 줄여 놀기로 하지요.
지금, 아이들 벌써 까르르 넘어가기 시작하네요.
가봐야겠습니다.
혹 번개로 인터넷이 말썽을 부리더라도 걱정마시옵기.
여기 스물 하나의 일꾼들이 스물 넷의 아이들과 동행하고 있답니다.
백쉰여덟 번째의 계자가 괜히 백쉰여덟이겠는지요.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