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종에게.

조회 수 1163 추천 수 0 2001.12.15 00:00:00


눈이 한바탕 왔겠다, 서울.

네 편지 오늘에야 열었다.

주에 한 번이나 겨우 통신을 할 수 있는 이 곳이다.

아느뇨, 내가 멀리 있단 거.

너랑 보낸 날들을 돌아본다.

학교 둘레를 돌며 들꽃 하나 하나를 들여다보던 그 이른 영동의 아침,

아름다운 날들이 우리를 얼마나 풍성하게 만들드뇨.

너를 알아서 고맙고

너를 기억하면 환해진다.

건강하여라.



참, 불행히도 니가 보낸 '어머니가 참 좋다!'는 못들었다.

이 집 컴이 그건 또 안되네.

그래도 좋다. 참 좋다.

혼자 장에 가신 어머니를 찾다,를 흥얼거린다.

물꼬 잘 가꾸어주길.

니가 물꼬에서 혹 받은 것이 있다면

또 다른 아이들과(너의 후배들이 될테다) 그것을 나누길.



맘 푹한 겨울이거라.



; 오스트레일리아, 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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