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일 흙날 빗방울도 다녀가고

조회 수 1326 추천 수 0 2005.04.16 14:01:00

<4월 9일 흙날 빗방울도 다녀가고>

예린이 생일입니다.
아이들 캔 쑥으로 떡을 해서 수선화를 꽂았습니다,
다른 꽃도 많았지요만은.
수선화는 이제 예린이 겁니다.
꺾으려면 물어보셔얄 걸요.
축하떡이 너무 예쁜 예린이, 나눠주는 게 더디자
더 먹고 싶은 채규와 정근이의 속이 타고 또 탔더랍니다.

호숫가 나무 아래에선 종족싸움 나라싸움 따위들을 다루며
형제들이 흘리는 피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인류애란 말이 어떤 의미인지,
우주애란 또 무엇인지 살펴보았지요.
나무를 떠나기 전 이런 물음도 던져보았더랍니다.
"종이란 무엇입니까?"
"화장지 없을 때 구겨 똥딱개로 쓰는 거요."
채규가 얼릉 대답합니다.
저마다 생각도 많고 할말도 참 많지요.
"나무를 가공한 거요."
"나무를 가공한 것은 다 종이입니까?"
"기록할 수 있는 것!"
"어, 그럼 내 손에 쓰면, 내 손이 종이야?"
저들끼리도 가장 최선의 정의를 위해 탁구공처럼 말이 날아다닙니다.
"써서 혼나지 않는 것! 식탁이나 벽에 쓰면 혼나요."
혜린입니다.
시계도 무엇인가 물어봤지요.
시간의 흐름을 움직임에 따라 나타낸 거라 정의하데요.

읍내 춤추러 가는 날이지요.
"참, 대단합니다."
지난 주에 차를 끌어주신 신동인님은
'울릉도 트위스트'에서부터 '감자꽃'에 이르기까지,
'서울에서 평양까지'에서 '애국가'까지,
'아기염소'에서 판소리 '사랑가'까지,
아이들이 불러대는 그 많은 노래들에 혀를 내두르셨댔지요.
오늘은 조은희님이 운전해주셨습니다.
째즈댄스 기본 춤에 차차차를 익히고 있답니다.
한 가락이란 게 얼마나 무서운지요,
지난해부터 몸을 흔들어대더니 앞에서 쉼 없이 동작을 이어가는 샘을
열심히들 그럴 듯하게 따라갑니다.
돌아오는 길엔 목욕도 하고
색놀이 샘 연이샘의 부모님이 하시는 자장면을 먹으러 갔더랍니다.
조은희님 김주묵님 김경훈님 김정희님이
때밀이로 함께 하셨더라지요.

이달 밥알모임 첫날입니다.
밥알 식구들이 와서 농사일도 살피고 잔손 볼 구석구석도 돌보시고
김상철님은 경운기로 논 천평을 다 갈아엎으셨더랍니다.
주말마다 와서 손발 보태시는
한태현님, 신동인님, 김영규님에 대한 칭송도 높았지요,
시간이 남아서 오는 걸음이 아니란 말이지요.
아, 오늘 밤도 날이 밝도록 가마솥방은 훤합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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