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8일 달날 여름날 마른번개 천둥 치듯

조회 수 1350 추천 수 0 2005.04.23 13:59:00

< 4월 18일 달날 여름날 마른번개 천둥 치듯 >

올 듯 올 듯 하더니
기어이 여름날 소나기처럼 한차례 비가 다녀갑니다.
마른번개 천둥 업고서.

아이들은 21일의 물꼬 상설학교 첫돌잔치를 앞두고
마을 어르신들께 드릴 초대장을 만들었습니다.
"보내기에 너무 아깝다..."
어찌나들 정성스레 곱게도 만들던지요.
"그러면 안엣 것만 읽고 달라 그래요."
뭐, 틀림없이 채규지요.
봄날이 가기 전
시도 읊었습니다.
칭찬이 삶의 동력이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물꼬에서
오늘 드물게 칭찬도 있었네요.
우리 채은이 말입니다.
나현이도 못지 않지요.
"샘, 도와드릴까요?"
꼭 샘들 일에만 그런 게 아니지요,
아이들 속에서도 그러합니다.
궂은일에 늘 먼저 마음내고 먼저 달려옵니다.
누군들 귀찮지 않을까요,
그런데도 기꺼이 나서서 움직이는 그이지요.

한 논두렁님이 제 무릎 치료를 위해 건강식품을 보내왔습니다.
다들 걱정들을 해주시지만,
뭘 보내겠다 약속을 하기도 하시지만,
맘이 있어도 챙기기가 어디 쉬울 라구요.
몸 걱정까지 해주는 분들이 계시구나,
잠시 마음이 울컥 했더이다.
물꼬가 참 빚이 많습니다요.
아이들 섬기는 일로 갚아나가겠습니다.

아, 청주 mbc의 'e세상이야기'에서 한주간의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이미 중앙방송 세 곳에서도 어린이날 특집을 하자 했으나
식구들 모임에 붙여볼 것도 없이 거절한 일이 있지요.
그런데도 이 프로그램을 하게 된 까닭은
꼬박 한 해전부터 물꼬를 찍고 싶어 공을 들여온
피디 김응일님과 작가 이민아님에 대한 의리(?)도 있었고
우리 사는 곳에서 우리 꼴을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
해마다 이런 작업을 해서 아이들에게 좋은 기록을 남겨도 괜찮겠다,
지역방송이니 지난해 같은 소동까지야 없을 거라는 짐작,
슬쩍 덧붙이자면 논두렁도 느는 데 도움까지 되겠지,
그런 생각들을 했더랍니다.
"뭘 드시고 살아요?"
"네?
산에서 난 것들, 들에서 난 것들,
그리고 아이들이랑 키워낸 것들 거둬먹고 살지요."
곁에서 하루를 보내시고서,
물꼬에서 솟아오르는 이 많은 에너지가
도대체 어디로부터 나는 거냐는 물음이셨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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