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아침] 나도 어머니처럼

조회 수 2350 추천 수 0 2019.05.07 14:04:35


나도 어머니처럼



왜 사느냐고 물으시면
죽지 못해 산다
나를 위해 산다
그렇게 말하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누구를 위한 기도냐고 물으시면
자신이 잘되기 위해서
무엇을 바라기 위해서 기도 한다고
그렇게 말하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무엇을 위해 그리 애쓰느냐 물으시면 
내 한 몸 편하고 빛나기 위해서
누가 알아주길 바래 땀 흘린다고
그렇게 말하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어머니는 한번도 삶을 회의하지 않고
남의 탓으로 원망하지 않으며
몸져 아픈 날조차 이마 짚으며
당신의 의무를 소홀히하지 않으셨다

한평생 어머니는 위해서, 위해서만
당신의 노동 당신의 기도 
당신의 젖과 눈물을 온전히
이못난 자식 위해 바쳐주셨다


그아들인 나 역시 위해서, 위해서만

살고 죽겠노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당신의 삶과 정성을 다 바쳐주신 내겐
그 사랑 내 몸에 가두어둘 권리는 없었다

끝내 죽음 앞에 세워져
죽음만은 피해가고 싶던 그 순간에도
나도 어머니처럼 성실하고 치열하게
온몸 바쳐 투쟁할 수밖에 다른 길은 없었다


(박노해, <참된 시작> 가운데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물꼬를 다녀간 박상규님의 10일간의 기록 [5] 박상규 2003-12-23 114610
5778 하나 더... 김희정 2001-06-29 1551
5777 요즘 사무실에서... 김희정 2001-06-29 1466
5776 7월 애육원 들공부 가지않습니다. 두레일꾼 2001-06-29 1568
5775 집단활동(레크레이션)워크샵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2001-07-02 2090
5774 서울시 지방계약직(환경월드컵추진) 모집공고 서울시 환경기획과 2001-07-03 1551
5773 2001년 여름, 자유학교 물꼬 유머 1 두레일꾼 2001-07-06 1497
5772 아직도..물꼬가 기억남..ㅡㅡ;; 김규연 2001-07-08 1502
5771 엉?^^ 조 밑에 글은?^^;; 한지영 2001-07-08 1373
5770 상현입니다^^ 이상현 2001-07-08 1454
5769 도웅샘... 세이샘... 김미리 2001-07-09 1609
5768 계절학교 프로그램 자료를 받아보고 싶어요 한울이 2001-07-10 1563
5767 유머가 재밌어요.. 황연 2001-07-13 1454
5766 정말 오랜만이네요... 안양수진염 2001-07-13 1449
5765 미리야~~ 세이 2001-07-13 1488
5764 Re&#58;안녕하세요.. 안양수진이 2001-07-13 1385
5763 냄비받침만들기 세이 2001-07-13 2444
5762 Re..정말 오랜만이네요... 허윤희 2001-07-14 1426
5761 세이샘 미리 2001-07-14 1600
5760 계절학교에 가기로 했어요 공희영 2001-07-14 1422
5759 계절학교에 대해 질문있습니다. 공희영 2001-07-14 154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