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아침] 나도 어머니처럼

조회 수 2483 추천 수 0 2019.05.07 14:04:35


나도 어머니처럼



왜 사느냐고 물으시면
죽지 못해 산다
나를 위해 산다
그렇게 말하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누구를 위한 기도냐고 물으시면
자신이 잘되기 위해서
무엇을 바라기 위해서 기도 한다고
그렇게 말하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무엇을 위해 그리 애쓰느냐 물으시면 
내 한 몸 편하고 빛나기 위해서
누가 알아주길 바래 땀 흘린다고
그렇게 말하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어머니는 한번도 삶을 회의하지 않고
남의 탓으로 원망하지 않으며
몸져 아픈 날조차 이마 짚으며
당신의 의무를 소홀히하지 않으셨다

한평생 어머니는 위해서, 위해서만
당신의 노동 당신의 기도 
당신의 젖과 눈물을 온전히
이못난 자식 위해 바쳐주셨다


그아들인 나 역시 위해서, 위해서만

살고 죽겠노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당신의 삶과 정성을 다 바쳐주신 내겐
그 사랑 내 몸에 가두어둘 권리는 없었다

끝내 죽음 앞에 세워져
죽음만은 피해가고 싶던 그 순간에도
나도 어머니처럼 성실하고 치열하게
온몸 바쳐 투쟁할 수밖에 다른 길은 없었다


(박노해, <참된 시작> 가운데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물꼬를 다녀간 박상규님의 10일간의 기록 [5] 박상규 2003-12-23 120121
5778 옥쌤.. secret [3] 경이 2010-10-31 4
5777 옥쌤 secret [1] 아람 2010-12-24 4
5776 옥쌤~~~ secret [1] 김도언 2010-07-19 5
5775 안부 secret [2] 연규 2010-10-31 5
5774 옥샘~ secret [6] 윤지 2010-11-01 5
5773 사과즙!!! secret [3] 염수민 2009-01-19 6
5772 옥샘!!!!! secret [2] 희중샘 2010-01-28 6
5771 옥쌤!여기다시한번만봐주세요!다른질문추가했어요 secret [8] 경이 2010-01-28 6
5770 옥샘! 봐주세요!!! secret 형찬맘 2008-08-30 28
5769 한빈이 엄마입니다 secret [1] 최소나 2008-10-15 46
5768 2024. 4월 빈들모임 갈무리 [1] 문수인 2024-04-29 479
5767 4월 빈들모임 사진 올렸습니다. 한단 2024-05-02 492
5766 유도윤 잘 도착했습니다 [1] 유도윤 2024-04-28 524
5765 4월 빈들모임 갈무리글-박윤실 [1] 박윤실 2024-04-28 524
5764 4월 빈들모임 갈무리글 [1] 한단 2024-04-28 527
5763 2024년 4월 빈들모임 갈무리글-김태양 [1] Kimtaeyangsun 2024-04-28 531
5762 2024년 4월 빈들모임 갈무리글-김지율 [1] 지율11 2024-04-28 536
5761 2024. 4월 빈들모임 갈무리글 [1] 문정환 2024-04-29 550
5760 2024년 4월 빈들모임 갈무리글-유정인 [2] 유정인 2024-04-28 588
5759 4월 빈들 모임을 하고 나서...-박유민 [2] izzy 2024-04-28 60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