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 나무날 여우비 오락가락

조회 수 2076 추천 수 0 2005.06.04 00:38:00

6월 2일 나무날 여우비 오락가락

간밤, 무지 쏟아지던 비는 새벽부터 숨이 죽었습니다.
빗소리에 밤새 잠을 설쳤다며,
찔레꽃 방학 나들이를 나갔던 경훈샘이 꼭두새벽 들어와
논물이며 이곳저곳 살피고 가셨습니다.
삼촌과 기락샘, 류옥하다는 운동장 구석구석 손을 좀 보고,
큰 마당 개똥들도 치우고 강아지 번개 자리도 옮기고,
엉겅퀴같이 안에서 키울 것은 아니다 싶은 녀석들도 좀 패냈지요.

오후에 젊은 할아버지가 친구를 소개받았습니다.
영동역에서 참한 여자분을 류옥하다네 가족들과 만났지요.
좋은 연이 되면 좋겠습니다.
연이라면 부부연 이런 것도 있던데...

저녁에 황간에서 물꼬 남자식구들을 위한 작은 회잔치가 있었네요.
한성종합기술단의 김황평대표님이 보내주신 거랍니다,
거친 농사일, 더구나 일 서툰 물꼬농터에서 고생들 한다고.
젊은 할아버지, 경훈샘, 기락샘이 자리를 함께 했고,
술 취한 분들 실으러 류옥하다와 제가 다녀왔지요.
경훈샘은 댁이 황간이니 하루 더 묵었다 학교 들어오신다 하고,
나머지 식구들은 늦은 시간 학교로 돌아왔더이다.
장순이랑 번개랑 쫄랑이랑 여러 짐승들이,
그리고 가마솥방과 간장집에 켜진 불이 학굘 지키고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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