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0일 나무날 갬

조회 수 1160 추천 수 0 2005.07.08 17:32:00

6월 30일 나무날 갬

사람이 죽으란 법 없다더니,
장마 가운데도 이리 볕 뜨니
사람살이가 참 은혜롭다싶습니다.

'물이랑'은 이제 호수에 닿았습니다.
백두산 천지, 한라산 백록담을 오가며 그곳 전설도 들먹이고
충주호와 다목적댐, 전용댐, 조정지댐을 지나,
시베리아의 바이칼호로 머얼리 떠났다가
우리들도 호수 하나 만들어보겠다고 또 만만한 동쪽 개울로 갔지요.
아이들은 들어와 오늘 공부들을 공책에 정리합니다.
예서 당연한 그 모습을 지켜보는데,
어, 학교 다니던 시절을 떠올렸네요.
고교 3년 때까지 칠판에 샘들이 써준 정리를
우리는 공책에 필기라고 받아쓰고 있었지요, 많은 경우에.
아이들 공책을 들여다봤지요,
버젓이 정리 잘 되어있습디다.
'이것만도 훌륭한 공부겠구나...'

손말을 한 뒤엔 토란밭으로 갔습니다.
풀 매어냈지요.
호미를 놓고 모인 대동놀이에선 축구 한 판 했습니다.
나현이와 류옥하다가 심판으로 나서고,
이웃에서 재홍이랑 형준이도 와서 뛰고,
상범샘이 운동장 들썩하도록 소리소리 질러대고...

결국 올해도 포도는 무농약이 아니라 저농약으로 가게 됐습니다.
곰팡이방지 농약을 쳤네요.
젊은 할아버지랑 기락샘, 김경훈님이 애쓰셨습니다.
다른 어른들은 밭일을 하셨네요.
공동체에 머물고 있는 은순샘은 날마다 살구를 줍고 또 줍고 있지요.

공동체 온식구 한데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화도 습관이 된다."
오늘 우리를 붙잡은 문장이랍니다.
마음 안에 있는 여러 씨앗 가운데
물을 줄 놈과 주지 말아야만 할 놈을 가릴 줄 알자 한 거지요.
공동체에서 자기 맡은 일들도 다시 확인합니다.
왜?
사람은 잊기 쉬운 존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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