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아침] 나도 어머니처럼

조회 수 2476 추천 수 0 2019.05.07 14:04:35


나도 어머니처럼



왜 사느냐고 물으시면
죽지 못해 산다
나를 위해 산다
그렇게 말하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누구를 위한 기도냐고 물으시면
자신이 잘되기 위해서
무엇을 바라기 위해서 기도 한다고
그렇게 말하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무엇을 위해 그리 애쓰느냐 물으시면 
내 한 몸 편하고 빛나기 위해서
누가 알아주길 바래 땀 흘린다고
그렇게 말하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어머니는 한번도 삶을 회의하지 않고
남의 탓으로 원망하지 않으며
몸져 아픈 날조차 이마 짚으며
당신의 의무를 소홀히하지 않으셨다

한평생 어머니는 위해서, 위해서만
당신의 노동 당신의 기도 
당신의 젖과 눈물을 온전히
이못난 자식 위해 바쳐주셨다


그아들인 나 역시 위해서, 위해서만

살고 죽겠노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당신의 삶과 정성을 다 바쳐주신 내겐
그 사랑 내 몸에 가두어둘 권리는 없었다

끝내 죽음 앞에 세워져
죽음만은 피해가고 싶던 그 순간에도
나도 어머니처럼 성실하고 치열하게
온몸 바쳐 투쟁할 수밖에 다른 길은 없었다


(박노해, <참된 시작> 가운데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물꼬를 다녀간 박상규님의 10일간의 기록 [5] 박상규 2003-12-23 119636
5678 잘도착했어요! [2] 예실이 2012-08-12 2925
5677 [펌] 유치원-어린이집, 출발부터 달랐다 물꼬 2018-10-24 2918
5676 2012년 <성문밖학교> 신입생 전형을 위한 추가설명회 성문밖학교 2011-11-10 2916
5675 Re.. 신선생님 !! 비밀번호 잊었어요.... 장은현 2001-05-07 2912
5674 잘 도착했습니다. [1] 이건호 2021-12-26 2907
5673 잘 도착했습니다. [1] 윤희중 2020-04-26 2897
5672 신상범선생님께... 유승희 2001-04-12 2897
5671 잘 도착했습니다! [2] 성ㅂㅣㄴ 2021-12-27 2895
5670 다시 제 자리로 [2] 휘령 2022-01-15 2893
5669 [답글] 어엇~? 이제 되는건가여? 관리자3 2004-06-03 2886
5668 154번째 계자를 마치고 온 아들을 보며.... [3] 느티나무 2013-01-11 2878
5667 2기 방학캠프 참가자 추가모집 및 1기, 피스로드 마감 안내 image 피스 2011-12-01 2878
5666 잘 도착했습니다~ [1] 용균 아빠 2012-08-17 2875
5665 경부선하행시간표가바뀌었는데.. [1] 석경이 2008-07-15 2865
5664 아 저도 쫌 늦엇나요!? (146계자!) [5] 경초르 2011-08-15 2858
5663 오랜만이었습니다. [3] 민교 2020-04-26 2853
5662 책 소개: 정반대의 마케팅, 거기에 있는 무엇 물꼬 2018-08-29 2853
5661 166계자 사진 올렸습니다. 류옥하다 2020-09-13 2842
5660 2011 피스로드 2nd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imagemovie 피스 2011-10-22 2842
5659 [답글] 어엇~? 이제 되는건가여? 테스트 2006-10-26 279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