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구, 그것도 안 줬네...”
울 어머니, 늦게야 생각난 물건들을 읊으며 안타까워하신다.
자식은 아흔아홉 개를 갖고도 하나 마저 달라하고
부모는 백을 주고도 하나를 더 못 줘서 애타한다던가.
물꼬 30주년 기념으로 하는 달골 명상정원 아침뜨락의 측백나무 분양에도
5그루 얹어주신.
아이 외할머니를 다시 실어드린다.
마침 남도에 잠깐 들릴 일도 있어.
못다 주신 것이며 다시 생각난 것들을 넣어주셨다.
바람과 볕이 좋은 그 댁은 죽은 화분들이 잘도 살아나는데
아주 아주 커다란 화분들이 몇 이사를 왔다.
어쩌다 그리 다녀가시면
워낙에 추운 곳이라 또 생각나셨나, 이불을 내주신다.
새로 넣어준 이불만도 벌써 여러 채였더라니.
그 댁에는 냉장고가 김치냉장고며 여러 대가 있다.
살림집이다, 가게 아니라.
그것도 잘은 모르겠지만 용량도 가정용으로 가장 큰 것들일 게다.
노인네 살림에 뭘 그리 넣어야 할 게 많을까 싶지만
온 마을 살림을, 온 집안 살림을, 게다 자식들 살림까지 챙기신다고.
그나마 물꼬에서 사는 일이 집이랑은 거리(어떤 의미로든)가 멀어 손이 덜 닿지만
어쩌다라도 이렇게 오는 것들이 줄줄이다.
“뭐라도 요긴하니까.”
주시는 명분도 받는 명분도 그렇고,
“거는 뭐라도 맛있더라.”
이 또한 이유이다.
작년 바르셀로나에 있을 때도
물꼬는 어른의 학교를 중심으로 최소한이긴 해도 움직임들이 있었다.
그때도 계절마다 반찬을 갖가지로 올려 보내셨더라지.
부모 자리란 게 그렇다.
아무리 살아도 우리는 부모를 따라잡을 수가 없을. 없는!